지난 5월 16일자 가톨릭시보에 게재된 김진균 교수님의 진지하고도 염려스러운 한국 성가집의 통일안과 그 보급에 관한 글을 읽고 현 성가 보급과 성가집의 통일에 관한 문제성을 심각히 느낄 수 있었다. 차제에 본인은 평소 느끼고 있던 이 문제점에 있어 원칙적으로 김 교수님과 혼연히 동감을 하되 다만 그 방법론에 있어 약간의 새로운 견해를 제시하고 교회 음악인들과 전례 전문가들의 관심을 촉구하고 싶다.
바오로 6세에 의해 개정된 새 전례 의식서와 그 정신은 그에 부합한 새로운 전례음악의 창작과 동시에 기존하는 성가의 기능에 따른 재검토 분류를 필연적으로 요구하게 되었다. 이에 대한 김 교수님의 제안 ②전국 각 교구의 음악 대표자 회의에서 옛 성가의 계승과 새 성가의 채택문제를 엄격히 평가 결정한다. ③그레고리안 성가와 한국적 성가 그리고 젊은이들을 위한 생활의 성가를 적극적으로 검토한다는 것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 다만 검토 분류 기준에 대한 전례 음악인들의 새 전례 정신에 입각한 진지한 연구가 선행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우리는 이미 과거에 있었던 성가집을 통일시켜(1956년) 전국적으로 사용해 왔지만 전례 개혁 후 그 기능상 검토되어야 할 많은 문제성을 지니고 있으며 최근엔 아직 전국적으로 통일을 못 본 성가집의 출판이 더욱 말썽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현재 말썽을 안고 있다는 성가집들이 어느 정도 새 전례의식의 기능에 따라 창작 분류되었는지 또 과거 성가집의 새로운 분류 도입을 고려해 넣었는지 알 수 없지만 그것이 과연 전국 각 교구의 음악인 대표와 전례음악 전문가의 모임을 통해 진지한 연구가 이루어진 다음, 작품이 낱낱이 검토 인준된 것인지 아니면 작품 인준보다는 성가집의 성급한 인준 출판인지 알 수 없다.
한편 아직 많지 않은 작품 수를 고려한다면 현재 있는 성가집들을 재검토, 한 권의 성가집으로 출판치 못할 이유야 없겠지만 새로운 전례의식에 준한 음악 작품의 새롭고 다양한 창작이 불가피한 현재에 있어 그러한 단행본의 출간은 수 년 내에 새로운 말썽을 빚을 가능성이 다분하다.
내가 제안하고 싶은 새로운 성가집의 개념은 이미 기존하는 성가집의 모든 작품을 재검토ㆍ분류하며 새로운 작품의 개별적 검토ㆍ인준ㆍ분류를 통한 고유번호를 기능별로 각 작품에 부여(예를 들면「가 121-1」), 전국적으로 통일하며 이외 인쇄 출판은 예를 들면 한국 가톨릭중앙협의회 출판부에서 담당ㆍ관리ㆍ보급하되 성가책 작성에 있어서는 교구ㆍ본당ㆍ수도원별 특수성에 따른 자유를 주어야겠다는 것이다. 즉 음악 수준이 평범한 한 본당과 공동생활의 특수성에서 이루어진 수도원이나 신학교의 경우를 동일시 할 수 없는 것과 같이 각 교구 본당별 각 단체의 특수성에 따른 작품의 선택은 자유로와야 할 것이다. 통일은 다만 작품의 기능 분류에 따른 고유번호의 보존에서 이루어지며 이로써 각종 혼란은 방지될 것이다.
이는 새로운 많은 작품의 창작을 위해서도 불가피한 방법이라 본다. 즉 새로운 작품을 주기적으로 전문가들이 모여 검토ㆍ분류하여 고유번호를 부여함으로써 창작과 보급의 무한성을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한 전국 각 교구의 교회음악인 대표자의 모임과 연구를 통한 기능 발휘는 필수적이 아닐 수 없다. 동시에 기능별 검토ㆍ분류의 최종 인준은 전례음악 전문가들의 협력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