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은 엉뚱한 데가 많은 것 같다. 충주라는 작은 시내에 살다가 서울로 이사를 하고 보니 우선 어른부터도 외롭고, 서먹한 주위에 신경이 쓰인다. 주일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새로운 본당에 호기심을 안은 채 두 딸을 데리고 역촌동본당엘 나갔다.
예상 외로 조촐한 성당 내부와 간결한(?) 감실 위치 등등 어린이 미사가 진행되는 동안 2학년 딸 안젤라가 엄마 귀에 대고 소근거린다.
『엄마! 서울 천주님은 무서운 분인 것 같다』고 겁먹은 호소를 해와서 한편 우습고 의아하여 집에 와서 물었더니 이구동성으로 4학년 수산나도『충주 천주님은 인자하신 것 같은데 서울 천주님은 쌀쌀하신 것 같다』고 말하여 지역마다 다른 천주님을 보았으냐고 정색을 하였더니 아니 기분이 그런 것 같다고 우물쭈물 얼버무린다.
2학년 안젤라는 서울 천주님은 얼른 친해질 것 같지가 않다고 거듭 강조를 하여 무턱대고 웃어 넘길 수만은 없는 무언가 엄마 가슴에 와 닿는 곤욕?을 맛보게 했다.
물론 엄마의 실력을 총동원하여 납득은 시켰지만-.
환경이 바뀌면 민감한 여아들은 제 나름대로 알게 모르게 마음에 혼란을 겪고 외로운 소외감 때문에 情 붙이지 못하여 자꾸만 주일을 궐하고 만다. 저녁기도를 드리면서 엄마는 뜨겁게 주님께 간구해 본다.
『주여! 여기 철부지 아이들에게 주님 사랑하는 마음과 새로운 보금자리(역촌동성당)에 안주할 수 있는 힘을 심어 주소서!』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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