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끈기 있게 곰곰히 생각해 보면 갈수록 점점 더 새롭고 커지는 놀라움과 두려움이 가슴을 채우는 두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내 위에서 반짝이는 별밭의 하늘이고 다른 하나는 내 안의 도덕률이다.』
이것은 칸트(1724~1804)가 그의「실천이성 비판」에다 써 놓은 글귀이다. 하늘의 별과 마음 속의 별을 비교한 것은 아주 재미있는 착상이 아닐 수 없다.
눈 한 개 안에는 약 7백만 개의 추세포와 약 1억2천5백만 개의 간(杆)세포가 들어 있어 시기능에 관여하는데 특히 추세포는 0,002의 크기로서 1천 배의 현미경으로 보일 정도로 작다. 이런 오묘한 조직을 누가 만들었을까? 그 치밀한 조직….
우리가 눈을 감고 있으면 1초 동안에 약 10회의 뇌파가 나온다. 그러나 눈을 뜨고 있으면 이 뇌파는 가늘게 흐뜨러져서 외계로 발산된다. 이런 뇌파를 발견해낸 독일 학자 베르거는 사람을 Schwesen 즉「시각을 본질로 삼는 존재」라고 말했다. 이런 뇌파현상은 주의 말씀을 통하여 좀 더 분명하게 우리에게 이해되어지는 것 같다.
『눈은 몸의 등불입니다. 따라서 당신의 눈이 성하면 온 몸이 밝을 것이며 당신의 눈이 성하지 못하면 온 몸이 어두울 것입니다. 그러니 만일 당신 마음의 빛이 빛이 아니라 어두움이라면 그 어두움이 얼마나 심하겠습니까?』(마태오 6ㆍ22~23, 루까 11ㆍ34~36). 그뿐만 아니라 마태오복음에『너희 마음이 둔하냐? 너희가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며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느냐, 또 기억하지 못하느냐』고 한 것은 분명히 피질맹으로서 마음 소경이나 문자실인증을 뜻한다고 볼 수가 있다.
사도행전(7ㆍ55~56)엔『성령으로 가득 차서 하늘을 우러러 보았더니 하느님의 영광이 보이고, 또 하느님의 오른편에 서 계신 예수님이 보였다』고 한 것은, 인간이 심령 속에 충만하여 그 심령이 무한한 능력을 얻었을 때 가능해지는 이해를 말하는 것이니 이것이 곧 생리적 시기능인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밤하늘에 가득 박힌 무수한 별무리 같은 신비를 바로 우리의 눈 속에 그대로 가지고 있다. 가지고 있는 것만이 아니라 바로 우리눈 속에서 하느님의 전지전능한 그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어찌 경탄치 않을 수 있는가. 어찌 외경을 금치 않을 수 있는가 말이다.
이렇듯 두 쪽 눈에서 시력에 관여하는 시세포는 모두 2억6천4백만 개로 이루어졌고 여기서 시각을 뇌로 전달하는 시신경 섬유는 한 쪽이 1백만씩 모두 2백만 개의 섬유로 이루어져 있다. 이 놀라운 조직의 구성과 연결을 과연 가능하게 하는 것은 정말 조물주가 아니고 누구이랴. 조물주밖에는 다른 아무도 못하는 일이다.
그러니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고 경건하게 기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끝까지 믿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오묘함이 주의 능력이심으로 인간은 오만을 버리고 고개를 숙이자. 그리하여 하느님의 뜻을 몸의 등불로 바로 보고 실천하자.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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