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예비선거에 출마한 주요 인물들은 모두 조그마한 읍이나 시골 출신들이라고 한다. 사실, 제27대 태프트 대통령 이래 케네디를 제외한 역대 미국 대통령은 대도시 출신이 아니었다. 그들은 모두 지방에서 태어났거나 지방에서 자란 사람들이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지방 인구가 도시 인구보다 많기 때문이라고 해석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그런 해석에 전적으로 수긍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신비신학에 심취했던 也人 김익진 선생은 서울로 가겠다는 제자들을 보고 한결같은 한마디 좌우명을 주곤 했다. 그것은「촌놈이 돼라!」는 말씀이었다. 무언가 집히는 게 있으면서도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교훈이 아닐 수 없다. 야인 선생은 일본과 중국에 유학했고, 시골과 읍과 대도시를 번갈아가며 살았다. 그러면서 역사를 이뤄나가는 많은 인물들과 교제했을 것이다. 그래서 나온 결론이「촌놈이 돼라!」는 것이 아니겠는가. 한마디로 그것은「인간」을 상실하지 말라는 말씀인 듯하다. ▲릴케는「말테의 수기」에서「도시는 고향도 어머니도 없다」고 단언했다. 실향민의 주소는 도시라는 말일까? 도시인은 단순히 자연적인 고향뿐 아니라 인간의 영원한 고향인 신을 잃어버리고「인간」을 잃어버린다. 그래서 인간 상실이란 말이 조금도 저항 없이 통용되고 있지 않는가. 어떤 이는「신과 인간은 이제 도시에서 영원히 외출했다」고 단정해 버리기도 한다. ▲선진국의 대도시는 인구가 줄어 걱정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그러나 우리네 도시는 날로 팽창하고 있다.「농촌 소득이 도시보다 높다」는 말까지 있는데 우리네 농민들은 스모그가 자욱한 대도시로 몰려들고 있다. 돈과 권력이 대도시에 몰려 있으니 어쩔 수 없는 현상일 것도 같다. 그래서 대도시의 생존 경쟁은 더욱 원시적이 되고, 공해와 소음은 더욱 자심해질 수밖에 없다. 그 속에 사는 인간들은 소시민보다 조금씩 더 작아져 가고 있을 것이다. ▲최근 가톨릭 농민회는『농촌사목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구체적 방법들을 연구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단다. 그 결과야 어떻든 농촌에 대한 교회의 관심만은 적잖게 불러일으킬 것 같다.「자연」과「인간」이 있고 따뜻한 인정과 낭만이 있는 농촌 그곳에서 미국처럼 우리나라의 대통령 후보도 많이 배출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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