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여! 스-톱』
새해 1월 1일 본당의 한 교우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 아침미사에 참여하려고 준비하던 중 고혈압으로 쓰러졌다고 했다.
3일 새벽 장례미사를 마치고 본당 연령회 회원들과 유족들은 할머니 고향인 충남부여로 시신을 모시기 위해 영구차에 올랐다.
연말부터 내려 쌓인 눈과 그날따라 짙퍽하게 내리는 진눈깨비 때문에 부여로 가는 길은 매우 미끄러웠다.
본당 신부님도 길이 매우 미끄러우니 죽은 이를 위한 기도와 함께 신자들을 위해 기도하라고 당부했다.
부여에서 조금 더 떨어진 시골의 산속 장지에도 달하기까지는 정말 곡예사가 줄을 타듯 아슬아슬한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진눈깨비를 맞으면서 일을 다 끝냈을 때는 벌써 오후 5시가 넘었다. 서둘러 차를 타고 서울에 오기시작하자 밖은 컴컴했고 눈보라는 점점 거세지기 시작했다.
공주를 지나 천안으로 가는 도중 우리는 큰 고개를 넘게 됐다. 아슬아슬한 곡예가 다시 시작됐고 우리는 모두 마음 졸이며 밖을 보고 있었다.
이때였다. 갑자기 치가 휘청하면서 뒤로 계속 미끄러져 내려가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앞에서는 큰 트럭이 달려오고 있고….
그 곳은 차가 구르면 대 여섯 바퀴는 능히 구를 수 있는 높은 고개였다. 나는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고 소리를 질렀다.
『안 돼, 스톱 스-톱 주여! 스-톱』
그때였다. 차는 낭떠러지 길옆의 조그만 직사각형의 시멘트 돌에 걸려 멈추었다
그리고 맞은편의 차도 아슬아슬하게 지나갔다.
온몸의 힘이 빠지고 나도 모르게 『주여 감사합니다. 당신의 권능을 보았습니다』라고 두 손을 모았다
나는 여기서 주님이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가를 느꼈고 또 기적은 옛날 예수님 시대뿐만 아니라 이와 같이 오늘날에도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다.
우리는 하느님의 은총에 감사하는 기도를 하면서 밤새도록 달려 다음날 새벽에야 본당에 도착했다.『주님 우리를 끝까지 지켜 주셔서 무사히 도착하게해주신 은혜 정말 감사합니다.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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