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복잡한 현대사회 속에 살고있는 신앙인으로서 항상 충만된 신앙생활을 해야만 한다. 그러나 나 자신이 그렇지 못해서 늘 마음으로 안타까와하던 중 마침 본당 신부님의 적극적인 주선으로 얼마 전 왜관「피정의 집」에서 있었던 성령쇄신세미나에 참가할 기회를 얻었으며 또한 이번에는 부산「명상의 집」에서 성서피정까지 받게 되었다. 이번 피정은 지난 5월 29일부터 6월 4일까지 6일간 6명의 사람들이 대구 포교성베네딕또수녀원의 수련장인 이젬마 수녀님 지도를 받아 성서를 통한 내적인 신앙 상태와 반성 그리고 죄에 대한 깊은 통회와 하느님 부르심에 대한 우리 신자들의 응답 그리고 예수님의 십자가의 고통과 부활에 대한 깊은 체험을 주님과 함께 나누었다.
큰 침묵을 지켜야만 마땅했었지만 우리 팀들은 모두 잘 웃는 사람들만 모여서 가끔 지도수녀님의 명령을 어기기도 하였다. 그러나 항상 내적인 침묵을 계속하였고 하루 한 시간씩 지도수녀님과 각자 개인 면담을 가졌다.
그런데 결과는 성령쇄신세미나 때처럼 갑자기 돌변하기 시작했다. 하루가 지나가고 이틀째 접어들자 성사 안에서 직접 살아있는 주님의 음성이 내 귀에 가느다랗게 들려오는 듯했다. 나는 평소 때 성서 읽기를 퍽 소홀히 했었다. 특별히 사복음서 중 요한복음은 희랍 철학의 영향을 받은 좀 논리적인 성서책이라서 의식적으로 읽기를 기피했었다.
그러므로 처음에는 내 귀를 내가 분명히 의심을 했었다. 그러나 계속해서 주님의 말씀을 살아있는 음성으로 힘 있게 권위를 갖고서 내 마음을 뜨겁게 했었다.
특히 이번 성서피정에서는 다른 세미나와는 다른 몇 가지 특이한 점을 발견하였다.
첫째 기도생활에 대한 참된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그리고 오랫동안 기쁘게 기도드릴 수 있는 은총을 얻었다. 둘째 성령의 활동하심이 우리들 마음에 느껴지듯했고 항상 고요한 내적인 평화를 누릴 수 있었다. 셋째 성경에 나오는 많은 난해했던 성서의 대목들이 그대로 주님의 음성으로 아무런 부담감을 주지 않고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넷째 성서를 읽는 기쁨이 충만해서 성서 읽기가 생활화 되었으며 또한 성서를 통한 기도가 저절로 흘러나왔다. 다섯째 성서 속의 주님의 말씀들이 우리들의 신앙심을 더욱 두텁게 해서 성서의 말씀 그대로 사회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얻었다. 끝으로 지금까지 우리 가톨릭 신자들은 개신교 신자들의 신앙생활 방법을 너무나 편견적인 눈으로만 보아왔다. 그러나 그들은 비록 우리 가톨릭 교회의 고백성사나 성체성사 안에서 예수님을 만날 기회는 없었지만 그들은 항상 성령의 활동을 우리보다 훨씬 더 확실하게 체험하고 또한 성서의 말씀을 깊게 생활하면서 주님과 만나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 점을 참작 우리 가톨릭 교회도 직접 신자들에게 성경을 생활화하도록 지도를 하고 또한 성령쇄신운동을 통한 성령의 힘있는 활동 즉 개인들의 불안과 고통 등을 제기하는 내적 치유나 외적 치유 그리고 심령기도의 은사 같은 것을 받게 해서 절망한 자들에게 신앙생활의 풍부하고도 활동적인 참모습을 하루하루 새롭게 체험하도록 지도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활기 있는 교회가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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