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평신도사도직협의회의 상임위원회가 지난 26일 대구에서 결정한 내년도 평협의 활동 계획에 의하면 여러 가지 사업 계획 가운데 특히 눈에 띠는 것은 교육활동을 대폭 강화한다는 사실이다. 이제까지도 평협에서 평신도의 재교육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여러모로 활동을 전개해왔고 또 그 효과가 적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그 노력의 업적에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그러나 교육은 일반 사회인에 있어서도 요사이 생애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니 그보다도 더 교회는 문자 그대로 가르치는 집회이다. 진리를 가르치고 신앙을 가르치고 사랑을 가르치는 집단인 것이다.
오늘날 신자들의 상황을 볼 때 대개의 경우 영세자 교육을 받고 입교한 후에는 주일미사의 강론을 듣는 이외에는 별로 교육다운 재교육을 계속해서 받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물론 각종 교회 쇄신운동 단체의 특수교육이 일부 지도층에 대해서는 수시로 실시되어 상당한 실효를 거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 역시 대중화되기에는 전도 요원한 감이 있다. 그러므로 평협에서 78년도를 특히 교육의 해로 정하여 그 활동을 강화하는 것은 매우 의의 있는 일이다. 그러나 한 걸음 더 나아가 78년 한 해에 그치지 말고 연차 계획를 세워서 보다 교육 목표와 단계적 실천 방안을 마련하는 계속적 사업이 되어 주었으면 하는 주마가편의 희망을 제시하고 싶다.
그리고 교육활동을 강화하는 데 있어서 몇 가지 바라고자 하는 의견을 전한다면
①교육의 방향 내지 지침을 설정하는 데 있어서 제2차「바티깐」공의회 정신을 주지보급하는 데 치중돼야 할 것이다.「바티깐」공의회는 교회의 일치에 중점을 둔 획기적인 교회 쇄신의 새로운 교회관과 신앙관을 선포한 것은 재론할 여지도 없다. 공의회가 끝난 지 이미 12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아직도 일반신자 가운데는 공의회가 무엇이며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가에 대하여 전연 알지 못하거나 혹은 무관심한 태도를 가지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는 오늘을 사는 교회생활이나 미래를 지향하는 신앙관에 있어서「바티깐」공의회의 근본정신을 모르고 있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평협은 이 공의회의 중요한 내용을 요약하고 平易하게 해설하는 특별교육을 마련하여 교육 내용을 보다 쇄신하고 현대화하는 데 가일층 유의하여 주었으면 한다.
②신자교육에 있어서 지도층 교육과 대중교육의 병행에 관한 것이다. 교회 안에서 흔히 보는 일반 피정교육에서 신자의 이해 수준에 격차가 심하여 상하불급의 교육이 되고 마는 경우를 많이 본다. 평협의 교육활동은 지도자의 선발교육에 치중하여 그 지도자로 하여금 일반신자 교육에 활동하게 하는 2단계의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보다 더 효과적이 아닐까 한다.
③평협의 결정 사항 가운데는 조직 강화 등 여러 가지 면의 사업목표가 있다. 그런 것들이 다 중요하고 필요한 일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기위 평협이 교육활동에 가장 중점을 두는 이상에는 보다 더 집중적으로 하나에서 열까지 그 교육면에 전력투구를 했으면 한다. 모든 경비와 인력과 시간을 총집중하여 신자 재교육부 면에 몇 년 동안 연차 계획으로 실천한다면 반드시 한국 교회는 멀지 않아 그 면목을 일신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그때에는 조직 강화는 오히려 쉽사리 이루어질 것이다. 문제는 신자의 의식 계발이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④평협의 이와 같은 교육 활동에 대하여 성직자의 적극적인 추진과 협력이 필요하다. 원래가 평신도의 교육은 사목을 담당한 성직자의 가장 큰 직분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 교회의 현황으로서는 성직자의 인원 부족과 신자의 숫적 증가일로의 추세에 의해 성직자만으로서의 신자 재교육은 지난한 처지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므로 평협의 교육활동 자체는 평협 자체의 본래적 임무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사목 성직자에 대한 보충적 역할의 성질을 띠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성직자 측에서는 평협의 교육활동에 대해 적극적으로 이를 추진하고 협력해 주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평협(전국 또는 교구별) 측과 긴밀한 유대와 계획을 가지고 이 사업에 상호보완의 실효를 거두어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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