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8일 UCIP(가톨릭신문출판협회) 한국지부의 창립총회에 옵저버로서 참관할 기회를 가졌다. 이전에도 이와 유사한 명칭이나 기능을 가진 국내 단체들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적어도 국제적인 공식 연계를 가지면서 국내 신문ㆍ출판에 종사하는 가톨릭의 단체 또는 개인을 망라하는 조직으로서는 처음이라는 데서 우선 그 결성에 전폭적 환영의 뜻을 표하는 동시에 그간 이의 출범을 위해 수고하신 관계자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찬사의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다만 당일 창립총회에 참관한 한 사람의 옵저버로서의 인상과 출판 관계 일선 실무자의 한 사람으로서 동협회에 대한 소박한 기대 몇 가지를 솔직히 털어놓고자 하여 이 글을 쓴다. 내용 중에 혹시 언짢은 표현이 있을지라도 동협회가 잘 되어가기를 기원하는 뜻으로 드리는 애교 어린 제언으로 받아주시기 바란다.
먼저、창립총회에 초청된 인사들의 구성을 볼 때 지나치게 교회 내 매스콤 관계 단체에 치중(13개 초청 대상 중 6개 단체 회원은 대표ㆍ편집 책임자까지 출석、대표회원 대부분이 성직자 수도자이며 또 회칙상 2개의 투표권까지 부여됨)되고「교회 내외에 걸쳐 신문 출판 홍보 분야의 능력 있는 크리스찬 전문인」으로서 개인(Professional individual)들의 초청이 거의 없었던 것은「크리스찬으로서의 분별력 있는 미디어 수용자가 되도록 의식 계발에 힘쓴다」는 동협회의 목적에 비추어 좀 폐쇄적인 태도가 아니었나 하는 인상을 지을 수 없었다. (완강한 일부의 논란을 거쳐 단계적인 문호 개방론이 가까스로 확인되기는 했지만) 다음으로 창립총회 순서에도 나타난 바와 같이 총회에서의 역점이 회칙 토의와 임원 선출에만 두어진 나머지 정작 시도되어야 할 의욕적인 주요 활동 계획안 등이 설득력 있게 제시되지 못한 점도 아쉬웠던 부분으로 지적해야 되겠다.
무릇 교회 내 활동 단체의 존재 의의가 그 조직만으로 능사가 아니고 무슨 일을 얼마나 잘 할 수 있느냐 하는 활동 여하에 달려 있다고 할 때、새로이 구성된 동협회의 운영진은 하루 빨리 명실공히 한국 가톨릭의 신문ㆍ출판계를 대내외적으로 대표 리더해 나갈 수 있는 기관으로서 공감할 수 있는 의욕적인 청사진의 제시를 해주어야 할 것이다.
요컨대 UCIP/KOREA가 몇몇 인사들의 귀족적 교도나、국제기구의 국내 그룹으로서의 구색을 갖추기 위한 형식 기구에 머물지 않고 참으로 대중의 시대로서의 현대 세계를 복음화해가는 오늘의 한국 교회에서 그 전위적인 전문 기능을 수행하며、가톨릭 저널리즘의 발전을 이룩하려면 무엇보다도 그 기본자세에 있어서 시대의 징표를 폭 넓게 인식하며 그에 대처해 나갈 능동적 태세를 갖추는 것이 절실히 요청된다 하겠다.
■독자논단은 애독자 여러분의 난입니다. 교회 내의 건설적인 제안이나 비판이면 무엇이든 환영합니다. 매수는 2백자 원고지 5~7매 정도. 채택된 분에게는 소정의 고료를 우송해 드립니다. 애독자 여러분의 많은 투고를 바랍니다. (편집자 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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