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말도 안 되는 얘깁니다.「태아 성감별」이라니요. 아니 교회는 이럴 때 그렇게도 할말이 없답니까?』
40대 중반으로 여겨지는 그 여성신자는 태아 성 감별행위를「체형」하겠다는 관계부처의 입법예고, 그에 대한 의사협회의 반대결의 등 최근일고 있는「태아성감별」문제로 흥분하고 있었다.
그녀의 전화항의를 종합해 보면『그동안 태아 성감별과 그에 따른 낙태행위가 공공연히 자행되어 왔는데도 교회는 인간의 생명을 강력히 수호해야하는 교회다운 입장을 취하지 못 했다는 것』또『이번 의료법 개정안은 인간 생명의 파괴라는 엄청난 범죄에 대한 원인치료가 아니라는 것』등등이었다.
「태아 성 감별」이란 말 그대로 태아의 성(性)을「남성」인가「여성」인가 미리 알아낸다는 뜻이다. 자궁 내 태아(약 4개월)에 대한 건강의 이상 유무를 알기위해 시도된 이 행위는「초음파검사」「태아경 검사」「태아혈액검사」등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태아진단이 사전에 알아내기 위한 목적을 넘어「성」을 감별하는 도구로 전락한 것은 이미 10여년을 넘어섰고 그 동안 단지「여성」이라는 죄목으로 무수한「여자태아」들이 목숨을 잃어야했다.
이 무서운「범죄」를 단죄하겠다는 당국의 뒤늦은 결단이 최근 관련의료계의 강한 반발을 받고 있는 모양이다
무슨 일이든 의법 조치 하나로 처리해 버리려는 당국의 경직성도 문제려니와「체벌」에까지 이르도록 태아성감별행위를 두 손 놓고 방관한 의료계의 자세 또한 떫기만 하다.
그러나 더더욱 아쉬운 것은 교회의 미온적 태도다. 인간생명의 존엄성을 지키는데 있어 언제나 한발 앞선다고 자부해온 교회가 성감별을 통해 무수한 생명들이「집단학살」을 당하고 있는 마당에도 조용하기만 한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것은 행복한 가정운동을 통해 인간생명을 수호하는데 진력해 온 교회의 모습이 결코 아니다. 태아들이 더 이상 성감별의 희생제물이 되지 않도록 현실의「악법」을 바로잡는 일, 땅에 떨어진 인간의 양심과 인격을 되찾는 일, 그리고 인간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되살리는 일 등등 교회가 앞서야할 일이 참으로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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