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류라고 하는 젖먹이동물이 있으니 원숭이나 유인원(類人猿)이 이에 속하고,「사람」도 이에 넣는다.
이 젖빨이동물은 큰골이 상상불허로「복잡하게」발달해있어 걸핏하면 사악한 생각을 품어 굴린다. 동료교사와 민주주의가 어쩌고저쩌고 논쟁하다가도 마침내는「신고나 고발」이라는 적당한 도덕성을 내세워 다투던 동료의 손목에 쇠고랑을 차게 하는데 그 뒤끝에 어깨를 으쓱하는 꼴로 보아서는 어려운 한자말로 견갑골(肩갑骨)의 발달도 비범한 듯하다.
다리는 넷인데, 다리마다발가락(손가락)이 다섯 씩 있어 물건을 움켜잡고 베는 기능이 탁월하다.
열흘쯤 있으면 봉긋이 솟아올라 탐스럽게 익을 옥수수라도 사유지가 아인 하천부지의 것이라면 모지락스럽게도 베어 없애니, 베어 없앨 때마다 어금니 늘 깡무는 꼴로 보아서는 어려운 한자말로 하악골(下顎骨:아래턱뼈)의 발달도「짐승」못 지 않은 듯하다. 게다가 손발이 다섯 가닥으로「찟어져」있다는 것이 무한한 힘이 되어서, 무언가 캐내고 들추고자 할 때, 상대방이 여자라면 유방을 주물럭거리고 사타구니를 더듬음에 있어 그 우악·섬세함이 제 복잡한 골로도 따지기 어려울 지경이다.
얼굴은 짧은데 표정이 다양·다색(多色)해서 그 어떤 짓을 하고도 능히 빛깔을 조절할 수 있다. 돈 주고 산 제 땅 이라고만 생각되면, 주위의 농사꾼이 다니든 못 다니든 철조망을 둘러쳐서 길을 없애 버리고 장차 그 땅이 돈값을 할 때까지「깡다구」로 버틴다. 그리고는 이따금씩 자가용을 타고 와서 철조망의 녹씀을 꿍얼거리는 꼴로 보아서는 견자(犬子)와 가장 방불한 족속인 듯하다.
죽은 삶을 살면서 산 척하는 꼴로 보아서는 무당벌레만도 못하고, 권력에 목을 들이밀고 몰려드는 꼴로 보아서는 진딧물과 흡사하고, 돈이라는 똥에 달려 붙는 걸로는 쇠똥구리를 닮았고, 진실을 울어 고하지 못함을 보면 유지매미나 쓰름매미만도 못하다. 대학교수에게 반성문을 쓰게 하는 체모로 보아서는 왕잠자리는커녕 된장잠자리만도 못하고, 요컨대 풍뎅이나 물방개만도 못한 터에 민주화의 앞길을 밝힘에는 반딧불만도 그 촉광이 못하다. 이런 형편에 늘그막엔 이렇게 생각하기가 심상이다. 「부처님을 믿어 전죄(前罪)를 뉘우치고 인생의 덧없음을 대오각성, 나무아미타불하면 극락서방정토에 갈 것이요, 예수그리스도를 믿어 회개하고 보속을 받으면 천국도 멀지만은 않을 것이니 죄라는 것은 결국 늙기 전에 지어야 할 것이 아니겠는가!」
이 모두가「영장(靈長)」의 특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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