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비스가 세상에 태어난 지 2개월이 채 되기도 전에 나는 직장에 다시 나가기로 하였다. 아빠는 야근을 하시고 나는 낮에 근무를 하며 데비스를 보살폈다. 세월 따라 데비스는 별 탈 없이 지냈다. 하지만 성장이 무척 느려서 벌써 4살이 넘었는데도 의사 소통을 제대로 못한다. 영어도 하니요 한국말도 아닌 반반이다. 한국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데비스지만 누가 가르쳐 주었는지 가끔 우스운 말을 한다. 동생 마이클과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아이 미치겠다』혹은 라디오에서 좋은 음악이 나오면『아이 신난다』라는 말을 곧잘 한다.
이렇게 말을 못하는 데비스는 하나의 좋은 습관을 가지고 있다. 매일 저녁 잠자리에 가기 전에 우리는 성모 어머님 상 아래로 가서 나란히 함께앉아 기도를 드린다.
처음 시작은 성호경과 천주경을 바치고 난 뒤 성모 어머님께 기구드린다.『성모 어머니 오늘 강복 많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 또 우리 아빠 마마 마이클 데비스 모두 건강하고 착한 사람 되게 해 주세요. 고국에 계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도 평안하게 해 주세요 아멘』하고 난 뒤『성모 어머니 안녕』이것이 매일 저녁 성모님께 드리는 우리의 기도이다.
처음 시작할 때는 조목조목마다 데비스가 따라 하더니 이제는 나를 앞장서서 잘 해간다. 물론 데비스는 무슨 뜻인지는 모르지만 매일 저녁 잠자기 전에 꼭 해야 된다는 것만은 머리 속에 간직하고 있는 것만으로 고맙게 생각한다.
오늘 저녁도 다른 날과 같이 성모 어머님께 기도드린다. 옆에 앉은 마이클은 따라하지 못하는 대신 가슴을 두드린다. 아마도「내 탓이요」를 아빠에게 배운 모양이다.
기도가 끝난 뒤 잠자리에 들기 전에 데비스는 성모 어머님게 손을 흔들며 영어로 인사를 한다. 물론 내가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성모 어머니 빠-이 내일 또 만나요』하더니 다시 한국말로 고개를 끄덕이면서「성모 어머니 안녕」한다.
나는 너무나 신통하고 예뻐 데비스에게 뽀뽀하면서 가슴 속 깊이 성모 어머님께 감사의 기도를 바쳤다.
『착한 데비스와 마이클이 되게 하여 주십시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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