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에서 동생의 친구들이 자주 놀러온다. 책을 빌려주고 교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정작「교회에 나가지 않겠느냐」의 답변은『천주교회는 다 좋은데 결혼 할때 문제점이 있다』는 것이다.
정말 그럴까? 아마 요즘 우리 주변에서 잘못 맺은 혼배로 말미암아 가정 불화를 일으키고 냉담하게 되는 친구를 자주 보기 때문인 것 같았다.
시골 본당은 아직도 남자보다 여자가 더 많고 어른보다는 어린이들이 젊은이들보다 노인들이 부유한 사람보다 가난한 사람이 더 많다.
그러기에 한정된 범위 안에서 숫자적으로 우세한 미혼녀들이 자신의 배우자 선택에 고심해야 될 것은 당연한 일이고, 신부님이나 평신도분들이 가끔 중매를 서 주시지만 아직도 이들 미혼녀 모두의 혼배문제를 책임져 주지는 않기에 문제점이 있는 것이리라. 물론 사정에 따라 다르지만 우리 주변에서는 아직도 혼배미사가 거의 다 중매로 이루어진다 해도 과언은 아니며 같은 교우끼리의 혼배미사는 별 문제지만 남자 측이 신자고 아내는 비신자일 때 그래도 아내는 모름지기 남편의 종교적 사상을 따르겠다는 갸륵함이 쉽게 발동하지만 이와 반대로 여자 측이 신자고 남자 측이 비신자일 때는 종교적인 사상을 알고 이해하기에 앞서 아내를 사랑한다는 남편의 의무도 남자가 여자를 따라야 된다는 심리적 우월감 손상 때문인지 절연 반대현상으로 나타나는 예가 보통이다.
관면혼배의 경우 누구나 다 거룩한 제대 옆에 서고 신부님에게는 당장 결혼할 욕심으로 아내를 사랑하고 신앙의 자유를 주며…서약하지만 막상 결혼한 뒤에는 흘러가는 시간처럼 잊어버리고 교회는 심심해서 가기 싫다 바쁘니 교회는 가지 않는 게 좋겠다는 식으로 변해버려 믿는 자와 믿지 않는 자의 생활 감정과 습관에서 오는 차이점만 뚜렷하게 나타나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 교우가 불행해지는 사실을 보게 되는 것이다.
물론 관면혼배를 하고 일반 예식장에서 결혼한 신자들이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어둡고 우울한 가정에 들어가 신앙인의 참모습을 생활로써 보여주며 외교인 가족 모두를 개종시키고 밝고 아름답게 살아가는 슬기롭고 행복한 친구로 있지만 이것은 극히 드문 예이고 거의 다가 결혼 초엔 더욱 열심한 신자가 되어 보려고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삶에 바빠서 눈치 보며 지내느라고』하는 이유가 본인도 모르는 사이 나태감을 몰고 와 냉담의 길로 접어들고 마는 것이다.
이 밖에도 냉담의 이유는 많다.『교회가 멀어서, 남편이 싫어해서, 교무금을 내지 못하니 미안해서 절에 다니는 시부모의 반대로…』그러나 좀더 근본적인 문제를 살펴보면 아직도 신자 중에는 내가 교회를 위해서 무엇을 할까를 생각하기보다 교회가 나를 위해 무엇을 해 줄 것인가만 찾기 때문인 것 같다.
어린이는 자라서 어른이 되고 그 어른이 또 2세들의 영육을 올바르게 가르쳐 보호하는 책임자가 되는 법, 교회는 좀 더 새롭게 인식하고 생활한 교회의 후계자인 성직자나 신자를 길러내는 모태인 이들 미혼녀에 대해 관심을 넓혀 타본당과의 교류를 통해서라도 단 한 명의 냉담자가 생기지 않도록 적극적이고도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말았으면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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