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일어난 중공의 지진은 짐승들이 먼저 예보한 사실이 보도됐다. 평소에 얌전하던 동물원의 곰이 미친 듯이 날뛰기 시작했고, 호수 위에서 한가롭게 노닐던 백조들은 땅 위로 기어 올랐단다. 그 외 다른 짐승들도 기괴한 행동을 했다고 한다. 지진이 임박한 것을 짐승들은 그 본능적 감각으로 미리 감지한 것이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은 짐승의 이상스런 행동을 보고서야 지진을 예측할 수 있었다. ▲동물의 직감 능력은 신기한 데가 적지 않다. 개미는 반 년 전에 이미 홍수가 날 것을 알고 높은 곳에 집을 짓는다. 거미는 풍향을 미리 알고 바람받이에 거미줄을 친다. 소는 도살장 주변에서 뒷걸음질하고 쥐는 파선(破船)과 화재를 미리 알고 자리를 뜬다. 나무잎을 따 먹는 미국「아리조나」주의 개미들은 동료 개미가 나무 위에서 잎을 잘라 떨어뜨리면 잎이 떨어지기 전에 낙하 지점을 미리 알고 그곳에 대기하고 있단다. ▲인간에게도 본래는 짐승에 결코 못지 않는 직감 능력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직감 능력은 전반적으로 감퇴되고 둔화됐다는 사실은 중공의 지진 예보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렇게 된 원인은 인간이 물질과 기계에 모든 것을 의존해온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뿐만 아니라 하느님이 섭리하시는 신비, 영적인 모든 것에 대한 경외심도 기계에의 의존심 때문에 둔화되었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근년에 이르러 인간은 달에 발을 디뎠다. 화성에는 무인 우주선도 착륙시켰다. 그래서 우주의 신비에 대한 경외심은 커녕『우주를 정복하겠다』고 떠든다. 밤 하늘의 그 무수한 별들은 한 번 쳐다보기나 하고 하는 태양과 같은 항성과 지구와 같은 혹성이 도대체 얼마나 있을까? 화성은 물론 태양계의 다른 혹성에서 생명체가 발견된다면 그신비를 또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른바「정복」을 하면 할수록 우주는 더욱 거창한 신비로 머물러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신비에 대한 경외심도 더욱 깊고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올바른 귀결이 물질과 기계에의 의존이 인간의 직감 능력을 감퇴시켰다고 볼 수는 있다. 그러나 이제보다 발달된 과학 기술이 감퇴된 인간의 본능적 직감 능력을 보충시켜 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나아가 그것이 인간의 심혼에 보다 차원 높은 경외심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면 역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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