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
성모승천 첨례를 맞이할 때마다 우리 한국 교회는 이루 형언할 수 없는 감격이 되살아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어머님의 승천을 축하하는 자녀로서의 효성과 조국의 광복을 맞이한 국경일이라는 데서 오는 당연한 민족적인 심정일 것이다.
「하늘에 올림을 받으신 어머니 우리를 위하여 빌으소서!」애절한 기도가 더욱 애절하고 절실하게 우리의 가슴에서 우러나온다. 우리에게는 이 기도밖에는 바칠 것이 없는 것만 같다. 우리는 너무나도 피상적으로만 믿음을 생각하고 그 믿음의 자세로 해서 세상 사람들에게 우리의 신앙을 옳게 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二)
지금의 사회상을 바라보라. 과연 오늘날의 이 인간 사회를 보고 누가 살기 좋은 낙원이라 생각할 수 있겠는가? 현대 문명은 과연 행복을 가져왔는가?
인류는 끊임없이 행복을 추구하면서 더할 수 없이 화려한 문화를 자랑하고 있다. 높이 솟은 고층 건물, 한없이 곧게 뻗어가는 고속도로 그리고 거리에 외등적인 화려함과 그 사회 언저리에는 가난에서 오는 헐벗음과 기아와 고통에 헤매이는 군사들이 너무나도 많다. 뿐만 아니라 황금만능주의로 해서 인간의 존엄성이 무시되어가고 있으며 각종 범죄는 더욱 악랄하게 심화되어가고 있다. 그것은 과학이 발달되고 달나라를 정비례해서 더욱 증대되고 있다. 달나라를 정복한 인간이지만 지구상의 동료 인간이 굶어 죽어가는 것을 막지는 못하고 있으며 범죄의 건수를 줄이기는 커녕, 그 방법이 더욱 과학적으로 악질화돼 가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는 여기에서 인간의 힘 이상의 그 무엇이 세계를 지배하고 있음을 느낀다. 즉 사탄의 세력이 지배하고 있음을! 그러기에 사도 바오로는『우리가 대항해서 싸워야 할 원수는 인간이 아니라 권세의 악신과 암흑 세계의 지배자들과 하늘의 악령들입니다」(에페소 6ㆍ12) 라고 말했다.
(三)
그럼 그러한 악령들과 싸우기 위해 우리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인간의 능력인가?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악령과 대항할 수 있는 하느님의 능력이다.
그런데 현대 세계는 너무나도 종교라든가 신앙에 대해 등한시 내지는 무시하고 심지어는 비웃고 박해까지 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그죄는 그들에게 있지 않고 바로 신앙을 가졌노라고 하는 우리에게 있다. 우리가 신앙인으로서 옳게 살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가 지니는 신앙을 참으로 좋은 것 지상의 보배라는 것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신앙인의 무기력이 그러한 현상을 초래한 것이다. 그래서 성모님은 우시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10여년 전에 이탈리아의 치치리섬「씨리크사」에서 성모상이 눈물을 흘리시고 계시다. 최근에는 일본「아끼다」의 목각 성모상에서 눈물을 흘리셨다고 한다.
오는 성모승천대축일을 맞이해서 우리는 이 성모님의 눈물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하겠다.
우리의 미온적인 신앙을 슬퍼하시고 무신의 세계의 이 비참한 현상을 보시고 가슴 아파 우시는 어머니! 이제는 자연 법칙을 초월하시는 방법으로 우리에게 호소하고 계시는 것이다.
우리는 표면적 피상적인 축제 기분에 들떠 성모상 앞에 값싼 꽃다발을 바치기보다는 우리의 마음을 자녀로서의 진정한 마음을 바쳐야 할 것이다.
어미니는 견딜 수 없는 아픔 때문에 즉 인간의 타락으로 인한 불행 때문에 당신의 아들을 우리 주 그리스도의 수난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비참한 세상을 한탄하시고 울으신다. 그것은 분노의 눈물이 아니라 연민의 눈물이며 저주의 표시가 아니라 애절한 사랑의 표시이다.
그것은 말없는 말이며 무한한 연민의 표현인 것이다. 어둠이 그지없는 세상에 빛을 던져주는 무언의 인도자의 사랑의 손길이다.
성모 승천을 맞이해서 우리 모두 새로운 신앙 자세로 새 사람이 되기를 결심하자. 그것이 성모님의 눈물에 보답하는 첫 걸음이다. 그런 연후에야 우리는 이 세상에 빛을 던져줄 수 있는 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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