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생활은 계속적인 경험의 과정이라 할 수 있듯이 세상에 나면서부터 죽음을 맞는 날까지 형식적이거나 비형식적이거나 교육에 의해 우리는 경험을 쌓아가게 되는 것이다. 그 예로 봉사활동은 우리에게 산 교육이며 누구나 대학생이라면 한 번쯤은 권장하고 싶은 일이다.
우리 중앙대학교 가톨릭 학생반 봉사대가 봉사활동을 떠난 것은 지난 7월 29일이었다.
떠날 당시만 해도 봉사할동의 의의나 배움의 일부라든가의 개념조차도 미처 정돈되지 못한 어수선한 상태였다는 편이 옳을 것이다.
오직 해보겠다는 열의만으로 우리 봉사대가 여장을 풀고 열흘간의 봉사활동을 벌인 곳은 충남 서산군 안면면 누동 2구인데 안면면 중에서도 가장 생활 수준이 낮은 곳으로 교육 시설도 고남이라는 곳에 위치한 국민학교 하나와 뜻있는 분들이 모여서 중학 과정을 교육시키고 있는 재건학교가 고작이었고 그나마도 여의치 못한 실정인 낙후된 지역이었다. 정확히 7월 30일 아침 9시부터 근로부 섭외부 부녀부 교육부 의료부의 5개의 부로 나눠어진 우리 봉사대의 땀으로 범벅이 된 노력이 개시되어 8월 7일 자정까지 우리는 기쁨과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며 우리의 의무를 훌륭히 완수할 수가 있었다. 물론 스스로 한 일에 대해 보람을 느끼는 것으로 만족할 수도 있겠지만 그곳 주민들과 함께 손 잡고 울 수 있었다는 데 더더욱 저린 기쁨을 느끼며 우리 봉사대는 아쉬운 발길을 돌렸다.
반면 처음 우리 봉사대의 활동이 시작한 며칠간은 비사교적이고 배타적이며 부락 사회의 전통 때문에 감정이 고갈되기 쉽고 개성적인 것을 결여할 가능성이 많은 농촌 사회의 특질에서 오는 주민들의 냉랭한 반응과 같은 교우이면서도 피차 이질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던 서먹한 공기 탓으로 활동에 문제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또 하나 신자로서 느꼈던 문제점이라면 그곳 국민학교생들의 90%가 가톨릭 신자인 데 반해 중학 과정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가톨릭 신자 수가 불과 10%를 넘지 못하는 기현상을 초래하고 있었다.
짧은 기간 동안 이에 따른 정확한 이유를 파악한다는 것은 어려웠지만 이웃 안식일교의 세력이 작고 가난한 누동에까지 뻗치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인 것 같았다.
물론 누동 주민들의 무지에서 오는 가냘픈 신앙심 탓도 있겠지만 그보다 우리는 같은 교우로서 뭔가 그들에게 확고한 것을 심어줄 만한 계기가 필요한 것 같다. 이제 우리의 농촌은 근대화의 바람이 불고 있고 새마을운동이 전개되고 있지만 빨갛게 채색된 지붕 밑에서의 농민은 더욱 고달픈지도 모른다.
과연 우리 지성이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은 그들에게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일까? 하지만 안타까운 마음 하나로만은 근복적인 문제 해결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너무도 절실히 느낀다. 더불어 우리 젊은 세대를 밀어줄 사회의 따스한 손길과 우리 가난한 교우들에게 굳은 믿음을 갖게 해줄 수 있는 교구 측의 선처를 바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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