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이 엄하고 명령엔 절대 복종이라던데요?』
『그야 군대 이상이지요』라고 한숨 자고 깬 맞은편 신사와의 이야기가 계속된다.
『단체가 유지될려면 규율이 엄해야 할 겁니다』
『엄하기보다 한 번 정한 규칙이나 관례가 다른 곳보다 더 철저히 지켜진다고 볼 수 있겠죠』
『몇 가지인가 서약을 하고 자진해서 이 생활을 택했으니까 잘 지키시겠지요』
『잘 아시는데요 교우십니까?』
『예 열심 수계는 못합니다만 제 여동생이 수녀입니다.』
『그렇습니까? 선생님도 아우님의 입회에 찬성하셨나요?』
『처음엔 많이 반대했지요. 입회 후에도 나오기를 권했지만 지가 할라니 할 수 없데요』
『한 번 들어가면 다시 나올 수 없는 줄 알았는데…』
『본인이 싫다면 누가 잡을 수 있겠어요. 또 이 생활에 맞지 않다고 인정되면 종신서약 하기 이전에는 수녀원 측에서 퇴회를 시키기도 합니다』
『그렇겠군요. 참 학력은 어느 정도면 됩니까?』
『대부분의 수도회는 고등학교 졸업 이상이면 되고 대학 졸업자라야 되는 회도 있어요』
『대학에 다니는 수녀님도 있던데 자기가 벌어서 공부합니까?』
『그렇지는 않습니다. 수녀원 측에서 부담하지요』
『수녀원에서는 그 많은 수효의 생활비나 운영비를 어디서 충당합니까』
『「로마」에서 보내옵니까?』
『옛날엔 보조가 있었지만. 요새는 다 자활하고 있습니다』
『그럼 일을 못하는 분이나 병이 났을 때는 어쩝니까? 월급을 받는 분은 마음대로 쓰고 저축도 좀 있겠지만…』
『가정과 마찬가지로 일하는 수녀님의 보수로써 함께 살아가고 봉급을 많이 받는 사람이라고 더 많이 쓰는 것은 아닙니다. 일단 공동 수입으로 하여 필요한 대로 사용하지요』
『아까 여러 분원이 있다고 하셨는데 그럼 생활비는 넉넉합니까?』
『다 하느님께서 필요한 대로 주십니다. 적절히 살고 조금씩이라도 본원에 헌납해서 은퇴자 병약자들의 생활비 치료비 후배 양성을 위한 교육비로 씁니다』
『처음 들어갈 때는 생활비를 가져가지요?』
『생활비라기보다 형편대로 지참합니다만 몇만 원 가져온 것은 수련기 동안의 잡비에밖에 해당 안 됩니다』
『교육비만 해도 상당하겠어요?』
『4~5년간은 전원이 배우는 때이니까 상당합니다. 이 동안의 생활비까지 합친다면 큰 것이지요』
『은퇴자나 환자가 많습니까?』
『회원 수가 많으니까 앓는 사람도 많고 오래된 수도회일수록 노인도 많지요』
『젊으실 때 부지런히 벌어서 단단히 준비해 놓아야겠네요』
『장래를 과히 걱정하는 수도자가 되지 말자고 되어 있는데 하느님 믿고 있어서는 안 되겠지만 큰 걱정은 안 합니다』
『외국에서 원조를 좀 받도록 하지요 왜』
『비상시엔 모르지만 남의 도움받는 것이 그리 쉬운 일입니까! 국내의 대부분의 수녀원은 자활하고 있습니다』
『하기야 우리 힘으로 살아야지요 참 신부님들은 술ㆍ담배로 하시고 좋은 물건도 많이 가지고 계시던데 수녀님들은 구속이 많다지요? 남녀 구별이 왜 그리 심합니까? 아하…』
『남녀 구별은 있어야지요. 수녀는 청빈서약을 하여 개인의 소유권을 바친 사람이며 또 스스로 이렇게 하기를 원해서 하니까 구속이라도 할 수는 없지요』
『그래도 하루 이틀 아니고 일생을 그렇게 자유도 없이 살려면 퍽 어렵겠어요』
『쉬운 일이라면 보다 많은 여성들이 이 길을 택할 겁니다』
『어려운 일이니까 그만큼 가지가 있겠고 보람을 느낄 때가 많지요?』
『다 표현할 수는 없고 또 항시 계속적인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깨끗한 생활이다 희생적인 봉사다 하는 외에도 수녀님들이라면 믿을 수 있다는 그 신임이 얼마나 큰 것입니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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