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교 신앙의 기반은 하느님과 하느님 백성 사이의「약속」에 있다.
신앙의 최고 규범인 성서가「구약」또는 새로운 계약을 의미하는「신약」으로 표현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십자가에서 그리스도가 흘린 피도 인간 구원을 위해 세운 새로운 계약의 피다.
그래서 예수를「계약의 보증」이라고도 한다.
이「약속」은 곧 크리스찬의 순종과 희망의 근거가 되는 것이다.
▲크리스찬은 이 하느님과의 거룩한 계약의 줄을 끊는 것을 범죄로 단정한다.
계약관계를 준수하는 것은 의롭고 선한 일이지만 이 관계를 끊는 것은 악한 일이요 불의한 일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수많은 크리스찬이 갖은 고통을 겪고 죽음까지 당하면서도 하느님과의 계약관계를 준수해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것이 악을 피하고 선을 택하는 길이었던 것이다.
▲하느님과 인간 사이뿐 아니라、인간 사회 전체가「약속」의 기반 위에 질서 잡혀져 있다. 이「약속」이 없다면、법과 질서는 파괴되어 공동생활은 전혀 불가능할 것이다.
그것은 공존(共存)할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최근 북한은 해상 군사 경계선을 선포했다. 그것이 국내외적으로 큰 충격을 준 것은 나라와 나라 사이의「약속」인 국제법과 휴전 협정을 어겼기 때문이다. 그것은 공존하지 않겠다고 선언한거나 다름없다. ▲나치 독일의 독재자 히틀러는『내가 약속을 지키지 않거든 나를 십자가에 못 박아 죽여도 좋다』고 큰소리 쳤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평화협정을 맺어놓고 그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침략을 감행했다.
북한의 독재자 김일성도 평화 통일을 내세우면서 휴전 협정을 무시하고 도발을 일삼고 있다. 이처럼 일방적으로「약속」을 깨뜨리는 것이 독재자들의 근성임을 웅변해주려는 것일까. ▲좀 다른 얘기지만 논어에「약속이 정의에 가까우면 그 약속을 이행할 수가 있다」는 말이 있다. 바꿔 말하면 정의로운 약속이라야 지켜질 수가 있다는 것이다. 수감 중인 긴급조치 위반자들이 석방에 앞서 「각서」라는 이름의 약속을 할 때 망설이게 되는 중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얼마 전에 석방된 신현봉 신부가「국법과 질서를 지키겠다」는 구절 앞에 굳이「올바른」이란 단어를 넣은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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