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온 세상을 두루 다니며 모든 사람에게 이 복음을 선포 하여라』(마르꼬16,15). 예수 그리스도가 부활하신 후 승천하시기전 지상에서 제자들에게 마지막으로 당부하신 말씀이다.
「그리스도의 유언」이라고도 불리는 이 말씀은 당시 제자들의 사명이 되었으며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른 모든 크리스찬의 사명으로 부여돼있다. 따라서 모든 크리스찬은 복음의 말씀을 배우고 실천할 뿐 아니라 이를 선포해야 될 임무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말씀을 집대성한 성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그동안 한국가톨릭교회는 성서를 판매하는 데만 치중, 그 보급에는 상당히 소홀한 태도를 견지해 왔는데 8월30일부로 발행되는 보급판 성서는 이러한 부끄러움을 어느 정도는 해소시켜 줄 것으로 기대된다.
가톨릭용 보급판 성서의 발간은 지난 72년부터 성서공부를 주도해온 가톨릭성서모임이 성서공부를 전국으로 학대실시 하면서 성서공부의 교과서인 성서보급이 제대로 되지못하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이 성서의 가격이 고가이기 때문이라는 점에 착안, 추진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한다.
결국 가톨릭용 보급판 성서의 발간은 성서가 너무 비싸 쉽게 구입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많은 신자들에게 폭넓게 성서를 안겨주고 싶은 한 단체의 소박한 뜻에 대해 CCK와 대한 성서공회가 합세, 이루어 질수 있었다는 얘기다. 참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보급판 성서는 가톨릭 성서모임이 지정하는 특수지역ㆍ대상에만 무상으로 보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물론 그 특수지역ㆍ대상이란 자기의 힘으로는 쉽게 성서를 구입할 수 없는 곳, 또는 신자를 의미하며 무상보급을 위해서는 반드시 후원자가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무상보급은 후언자의 지원이 있을 때 가능한 것이고 그럴 경우에만 싼 값이 적용된다는 말이 된다.
따라서 이번에 선보이게 될 보급판 성서는 누구나 싼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드러나고 있으며 이는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보급판 성서는 말뜻 그대로 누구에게나 싼 값으로 보급이 가능한 것이어야 하지 않겠는가.
현재 한국가톨릭교회는 신약의 경우 1971년 이후, 구약의 경우 1977년 이후 부터 개신교와 공동으로 번역한 공동번역 성서를 전면적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신구약이 모두 수록된 공동번역 성서의 발간이 10년 가까이 되고 있으나 성서의 크기는 국판형 한가지뿐이며 제본에 따라 3종 장식류로 분류되고 있을 뿐이다.
이에 비해 개신교용 성서는 크기와 편집에 따라 10여 종이나 되며 제본장식이 다양하여 총60종류에 달하고 있어 누구나 원하는 종류의 성서를 적정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도록 돼있다.
성서에 대한 개신교의 이 같은 관심과 노력은 교세 확장의 결과로 나타나고 있어 우리에게 시사 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아무든 기존의 가톨릭용 성서보다 크기만 조금 작을 뿐 모든 면에서 손색없는 보급판 성서의 발간을 진심으로 환영하면서 성서보급문제와 관련,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한다.
첫째, 성서는 판매보다 보급에 우선을 두어야한다. 다시 말해서 성서판매는 판매에서 발생하는 이유추구를 단호히 배격해야한다. 따라서 기존의 성서의 이윤이 얼마나 되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교회당국은 성서판매에서 발생하는 이윤폭만큼의 성서판매 가격의 인하를 하루속히 단행해야 할 것이다.
셋째, 모든 신자들은 보급판성서의 소지는 물론 보급판 성서보급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할 것이다. 보급판 성서발간을 주관해온 가톨릭성서모임은 앞으로 후원자를 찾아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성서를 구입할 수 없는 지역에 무로 제공하는「보급판 성서보내기운동」을 전개한다고 한다. 이 운동이 거 교회적인 운동으로 확산될 것을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보급판 성서발간에 태만해온 교회당국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사라도 앞으로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성서간행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이미 개신교에서 개발한 수십 종의 성서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다양한 성서편찬이 용이한 위치에 있다. 개신교에서 내놓은 여러 종류의 성서가운데서도 보급판 성서서와 함께 포켓용성서 간행은 성서의 생활화라는 측면에서 적극 추진돼야 할 것이다.
보급판 성서발간을 위해 밑거름이 되어온 다시 한 번 치하하면서 보급판 성서의 발간 보급이 성서의 생활화를 도모하는 전기가 될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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