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언키 어려운 슬픔과 좌절 속에 시달리다 보니 어느새 서른의 문턱에 섰다. 세월의 굴레는 그런 대로 나를 어른으로 만들었고 담담하고 차분한 마음을 갖게 만들어 주었다.
처음엔 이 지루하고 갑갑한 부자유스러운 날들이 싫어 흘린 쓰라린 눈물, 그 눈물은 나를 더 무기력 속에 밀어넣었다. 모든 것이 어둡고 슬프게만 보였던 지난날….
봉성체 모시고 오는 신부님과 마주 보고 고백성사 볼 때의 어색함도 차차 없어지고 지난날 언제 내 곁에 찾아왔는지 모를 평온함 속에 조용히 단순하게 살고 있다.
배우지 못한 열등감도, 남들이 아무리 좋은 것을 해 입어도 무심상하다.
고요가 깔린 덩그랗게 큰 집에 혼자 있다 보면 사람이 그립고 외로움이 무엇인가 알 것 같다.
알뜰한 살림살이에 매달린 친구들이 데리고 오는 귀여운 아기들의 재롱들, 생기 있게 사는 모습들이다. 나도 생기 있게 살아야 한다. 어떤 어려움이 가로놓여도 인내로써 병고와 싸워야겠다.
오랜 투병 중의 약값에도 변함 없는 엄마의 정성 속에 따뜻이 감싸 있는 내게 죽고 싶도록 괴롭고 절박하던 마음도 지금은 다 없어지고 평화롭고 침착하고 너슨한 마음이 모르는 사이 곁에 와 있었다. 그러나 이 평온함을 갖기 위한 기구와 노력을 남들은 모른다.
지금의 이 평온함은 값진 것이다. 남들의 행복은 어떤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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