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들 아멘했니?』아침 눈만 뜨면 첫 인사다. 나의 어렸을 적부터 어머니께로부터 물려받은 첫 인사인가보다. 마음에서부터 우러나오도록까지엔 정말 처음에는 무척 애를 먹었다. 허나 이젠 습관화처럼 돼 애들이 아침 저녁으로 꼭 기도하고 잠자리에 들어간다.
어느날 8살 난 큰 아이가『엄마 장에 갈 때 무거우니 제 자전거에 실어오면 돼』하면서 부득부득 따라온다. 작은 두 발 자전거에 배추를 잔뜩 싣고 나니 한편 겁이 났다. 먼저 갈 테니 엄마 볼일 보고 뒤에 오라고 막무가내다. 예수님께 기도하고 가면 되지 않냐고 되레 큰소리다. 중앙시장 한복판에서 자전거를 세워 두고 성호를 크게 그으며 뭐라 한참을 중얼중얼거린다. 내가 무색하리 만큼 사람들이 쳐다보고 있었다. 그 중에 나의 눈은 딴청을 부리며 한눈을 팔고 있는 척 나의 얄팍한 신앙이 바로 여기서 드러난 것이다. 마리아께 부끄러움과 동시에 감사드리며 뒤늦게 오면서도 사람이 많이 모여 뒤숭숭한 데서는 행여 내 아이가 하며 기웃거려 보고서는『성모 어머니 저의 못남을 용서해 주세요 당신께서 설마!』하며 부끄러움을 느끼며 집까지 와 보니 큰 아이가 대견스레 서 있었다『엄마 내가 기도하고 와서 사고 안 났잖아요. 행길 건널려고 하니까 차가 멎고 가라고 손짓해서 빨리 건넜어요. 괜히 엄마는 혼자 못 간다고 야단이야』아빠가 부질 없는 짓 했다고 꾸중이시다. 그날 나의 나약함을 거듭 느끼며 성모께 감사를 드리고 또 드렸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