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첫 기적으로「가나」혼인식에서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켜 신혼부부를 축하해 주고 하례객들을 기쁘게 해 주었다. 술은 확실히 인생을 기쁘게 한다.
인생의 기쁨을 복음으로 전함을 천직으로 하는 신부가 되기 위해 부제 때부터 열심히 술 마시기를 배우게 된다. 구원의 기쁜 소식을 성직으로 전해야 하는 신부는 확실히 술에 자신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내가 술을 정식으로 배우기 시작한 것은 처음으로 본당 신부가 되면서부터이다.
반갑고 즐거운 자리에는 으레 술이 나오기 마련이다. 술상이 벌어지면 신부에게 먼저요 한 잔이라도 더 많이 권해 받는다. 술은 어떤 술이든지 많이 마시면 취하기 마련이다. 취하면 어떻게 되는가?
취하라고 많이 권해 놓고 혹시 신부가 취할 양이면 웃고 욕하는 건 누군가? 참 이상하다. 함께 마셨으면 함께 취하고 함께 기뻐해야 하지 않겠는가? 술은 처음에 잘 배워야 한다고 한다. 나의 경우 술에 취했기 때문에 남을 괴롭히거나 손해를 끼친 적은 없다. 나에게 처음 술을 잘 배워 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싶다.
술을 즐기다 보면 많이 마시게 되고 많이 마시면 위장이 상하기 마련이다.
이럴 땐 술을 끊는 게 약이다. 술을 아니 마시려 하면 더 많이 생긴다. 이것도 참 이상하다.
내가 술을 마시면 안 된다고 할 때 술자리가 그렇게 어색할 수 없고 내가 술을 마실 수 없다고 생각하면 슬픔이 엄습해온다.
나는 담배를 피우지 못한다. 담배를 배우기 위하여 몇 번 혼난 적이 있다. 그러나 술로 혼난 적은 있어도 계속 마실 수 있다. 이건 더 이상하다. 남자라면 술은 한 잔 해야 한다. 술 못하는 사람(남자)이라 하면 괜히 빡빡해 보이고 싱거운 사람이란 생각이 먼저 든다. 술이 있는 인생은 기쁘고 술이 있기에 신부는 더욱 기쁨의 소식을 잘 전할 수 있고 미사는 술이 있어서 하늘의 기쁨을 나누는 환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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