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학생회는 지난 7월 22일부터 23일까지 대전 가톨릭 문화회관에서 전국 지도신부단 및 각 교구 학생연합회 회장 연석회의를 가진 바 있다. 이 회의에서는 77년도 상반기 활동 보고에 이어 연합회 및 단위학생회의 행사 개최 장애 사례 연합회와 단위 학생회 간의 부조화와 대책 가톨릭 학생운동의 방향 설정 및 하반기 계획에 대한 지도 방침 등을 토의하였고 지도신부단은 지금까지의 학생들의 활동이 지나치게 외적인 행사에 치중되었으며 신앙심이 약한 학생회가 되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반성하였다고 한다.
우리 교회는 아직 여러 분야의 전문 사목이 소홀히 되고 있다. 아동사목 학생사목 내지 청소년사목 노인사목 농어촌사목 도시사목 노동자사목、신혼부부사목 불구자사목 교도소사목 윤락부녀사목 혼혈아사목 등 특수한 전문 지식과 그 지도 방법이 달라야 하는 여러 가지 전문사목이 있다.
그 중에서도 학생사목의 중요성과 필요성은 매우 높다. 특히 오늘의 우리나라에서와 같이 신구 사조의 혼합과 갈등이 심하고 사회적 가치관이 정립되지 못한 채로 갈피를 잡지 못하게 급진적으로 변동하는 사회 속에서 자라고 있는 청소년、특히 학생들의 지도는 교회의 사목상의 문제로서뿐 아니라 사회 문제로서도 가장 중대한 문제 가운데 하나이다.
더구나 학생들은 그 성장기로 보아 가장 주위 환경으로부터의 감수성이 강하고 이지보다 감정과 호기심이 강하고 전체보다 부분에 대한 집착심이 강하고 자아 발견과 가치관의 정립에 조급하고 발전한 자기를 드러내기에 조급하고 새 것과 변화를 찾기에 조급하고 전통과 현실을 부정하는 데서 젊음의 긍지를 찾으려고 하는 경향이 강하고 신체적 정신적 발육이 안겨주는 새로운 고민을 안고 허덕이는 시대에 놓여 있다.
그런데도 오늘의 우리 사회는 그들이 찾는 것의 대부분을 줄 수 없을 뿐 아니라 올바른 지도력과 영향력을 상실하다시피 하고 있다. 또한 그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은 현대 문화가 그러한 것과 같이 경험과 그 경험의 합리화를 위한 경험주의 내지 상대주의 사상의 세례를 받은 것들이 그 대부분이기에 교회가 가르치는 복음과는 거리가 멀 뿐 아니라 부정적인 것이 많다. 따라서 가톨릭 신자인 학생들은 어느 누구나 학교에서 배운 지식과 교회에서 배운 복음의 갈등 속에 살고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그들이 익힌、아직 단편적이고 얕은 지식만으로 스스로 그 갈등을 해결하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한 일이기에 전문가의 지도가 필요한 것이다. 이는 학생사목에 있어서의 가장 기본적이고 또 가장 중요한 대전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회는 일방적인 복음 교육에 앞서 그들이 학교에서 어떤 지식을 어떻게 수용하고 있는가를 알아야 한다. 이는 개별적인 지도 문제이기 전에 오늘의 학교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있으며 또 오늘의 문화가 어떤 사상을 고취하고 있는가를 파악하여 이에 대한 교회의 해답이 널리 또 쉽게 모든 학생들의 귀에 들리도록 하여 한다.
쉽게 말해서 전문 기구를 통한 연구가 있어야 하고 그 대책이 서야 한다. 또 복음 교육의 방법에 있어서도 그 교사와 교재와 교육 방법이 학교 교육을 능가하여야 한다.
오늘의 학생들은 20세기의 문명이 가르치는 대로 어렵고 힘드는 일보다는 쉽고 재미있는 생활을 찾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므로 학교에서 학점을 따는 것 외에는 되도록 어려운 문제는 멀리하려고 한다.
보이지 않는 세계보다 보이는 세계를 중시하고、내일보다 오늘을 중시하고 구속이 많은 것을 싫어한다.
쉽게 말해서 공과대학 학생은 철학에 관심이 없고 10년 후에 부자가 되기 위해서 콩나물죽으로 살려고 하지 않는다. 종교니 구원이니 하는 문제보다는 재미있게 사는 데 더 구미가 당긴다. 물론 이는 일반적인 경향을 말하는데 불과하다. 그러나 학생사목이나 사회제도를 위해서는 중시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다. 그래서 학생들이 안고 있는 마음속의 갈등을 지도자에게 의논하고 해결하려는 의욕과 태도를 가지게 하는 것이 학생지도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바꾸어 말하자면 복음을 받아들이려는 자세를 갖추게 하는 문제이다.
이 문제는 학생 지도의 출발점이면서 선공의 과반선이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지난 전국 지도신부단과 학련회장들의 연석회의에서 지도신부단이 지적한 대로 지금까지의 학생활동이 너무 외적인 행사에 치중하고 신앙심이 약하다는 것은 바로 앞에서 지적한 학생사목의 대전제와 출발점이 결여되었거나 불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마음속의 갈등을 안고 있으면서도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자세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학생활동을 하자니 단합될 수 있는 것은 외적행사이고、기타를 열심히 치며 성가를 부르는 일 등이다. 그래서 저학년에서는 학생활동에 참여하다가도 고학년이 되면 나타나지 않는 것이 예사이다.
학생의 사도직은 평신도 사도직 중에서도 중요한 분야이다. 학생이 가장 가까이 생각하는 교사는 바로 학생이기 때문이다. 어떤 학생들은 강의실에서 배운 것보다 교정에서 배운 것이 더 보람 있다고까지 말한다.
가톨릭 학생회가 그 사도직을 수행하려면 먼저 그들의 모든 언동이 신자 아닌 학생들의 눈에 신뢰와 존경과 선망의 대상으로 보여야 한다.
그 모임에는 어느 모임보다 하느님의 사랑이 충만되어 있어야 한다. 이는 학생 사도직의 기본적이고 또 가장 중요한 대전제이다.『당신들이 서로 사랑하면 이것을 보고 세상 사람들은 당신들이 나의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요한복음 13ㆍ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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