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감기는 시온의 갈대숲에서
유방이 짤린 여자는
피보라 지는 하늘을 밤 새도록 파 먹고
마른 손바닥 기도 한 줌 고이 담아
하늘에 뿌린 후
서걱이는 갈대 바람 속에
소리소리 몸져 눕는다
사랑아, 길길이 머리 풀고
하늘에 저리저리 맺힌 사랑아,
매호동 동구 밖 탁배기 속에서
그대 얼굴 눈으로 매만지다가
눈물이 고여 눈물이 고여
내 눈물 한 공기씩 피빛 하늘에 찍어 바르고
하늘문 가까이 다다르면
하느님이 손수 차린 붉은 식탁에
붉게 젖어 향기로운그대 얼굴 보이고
아침 햇살도 들끓어오르는 장미꽃 몇 다발,
하얀 속살을 다소곳이 감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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