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의 가요가 대량으로 영역돼 음반 또는 카세트테이프로 선보였다, 그 동안 한 두곡씩의 우리 가요가 일본어와 영어 등의 외국어로 번역돼 불린 적은 간혹 있었지만 히트가요 12곡이 국내에서 동시에 영어로 번역돼 음반과 카세트테이프로 제작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최근 히트가요는 물론 과거의 히트가요들을 엄선, 수록한 대상 곡들은 거의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한국의「팝송」이라는 점이 특별히 눈에 띈다. 그것은『젊은이들이 맹목적인 외국 팝송 선호 경향에서 벗어나게 하고 한국가요를 새롭게 인식시키고자 한다.』는 내용의 제작 취지문과 일맥상통하는 점이다.
영역 가요 음반 및 카세트테이프 제작의 기본 뜻이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자기나라 자기 것에 대한 사랑과 애정을 키워주기 위한 작은 시도임을 그대로 설명해 주고 있다.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외국가요와 한국가요를 비교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이를 통해 한국 가요의 참맛을 느끼게 하고 싶은 깊은 뜻은 바로 한 외국인 사제로부터 나왔다는데 놀라움이 크다.
평소 음악을 좋아했고 그중에서도 한국가요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쏟아왔던 그는 한국의 청소년들이 너ㆍ나 할 것 없이 거의 외국 팝송에 매달려 있는 현상을 무척이나 안타까와했던 사람이다.
한국가요들을 영역해보니 모든 노랫말과 멜로디가 외국 가요에 비해 훨씬 아름답고 서정적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꼈다는 그 사제의 말을 들으면서 노래조차「외제」를 선호하는 우리네 현실이 또다시 무겁게 마음을 짓누르는 것 같아 답답하다.
제작 취지에서도 밝혔듯이 한국가요의 영어판 음반은 각종회의로 부쩍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특히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기해 우리나라에 올 많은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가요를 쉽게 접하게 해줄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해 줄 수 도 있을 것이다.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문화ㆍ풍속을 이해시키자면 엄청난 돈을 들인 대규모의 전시관ㆍ건물은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작은 정성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소박한 음반ㆍ테이프 하나가 매머드 건물을 통해 얻어지는 결실보다 적다고는 결코 아무도 장담할 수가 없다.
노래만큼 쉽게 그 나라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무기도 흔치않음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가요를 통해 맛본 기쁨을 다른 외국인들과도 나누고 싶은 작은 소망으로 자비를 털어 음반을 제작한 사제의 깊은 뜻은 반드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야 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청소년들이 내용도 알지 못하는 외제 팝송에 더 이상 자신의 몸을 맡기고 시간을 허비하지 않기를 기대한다. 한국을 찾는 모든 외국인들이 한국가요를 통해 한국의 일반 문화를 이해하고 맛볼 수 있기를 또한 기대한다. 아울러 음반제작의 또 다른 목적중의 하나인 캄보디아 난민과 한국의 맹인어린이를 도울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작은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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