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주일에 우리 본당에 와서 가톨릭시보 구독 신청을 좀 받아주시겠습니까? 지난주에 본당 청년들을 시켜 신청을 받게 했으나 50여부밖에 못 받았읍니다. 시보사 사원들이 직접 보급 출장을 나왔으면 좋겠습니다』며칠 전 어느 외국인 신부가 본사를 찾아와 이 같은 요청을 했다. 비슷한 일이 간혹 있긴 했으나 외국인 신부로부터 이러한 부탁을 받은 것은 처음이었다. 반가움을 느끼기에 앞서 어리둥절할 지경이었다.▲가톨릭시보의 독자 분포를 보면 서울 대구 부산지역과 여타지역 사이에 엄청나는 격차가 나 있다. 가톨릭시보를 해독하기 곤란한 목자가 많고 따라서 관심이 적은 본당일수록 당연히 독자 수도 적다. 교구 전체의 독자 수가 인천 주교좌본당의 독자 수를 따르지 못하는 교구도 상당수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목자와 출판물 보급 사이의 상관관계를 웅변한다. 물론 이러한 현상에는 신문ㆍ출판사가 그 영향력을 제대로 미치지 못하는 현실에도 적잖은 요인이 있다. ▲가톨릭시보 보급 현황은 목자뿐 아니라 평신도의 사도적 열성에도 크게 좌우된다. 어떤 특별한 이유에 의한 예외도 없지 않지만 적극적인 성직자에 적극적인 평신도가 있는 교회일수록 독자 수가 많다. 평신도사도직협의회가 가톨릭시보와 경향잡지 보급운동을 벌인 이래 이 같은 현상은 두드러지고 있다. 독자 분포도에 나타난 이 같은 사실은 자못 흥미롭기조차 하다. ▲R. 아돌프스 신부가 쓴「신의 무덤」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평신도는 교회 안에서 사제가 하는 일이 더 잘 되도록 하는 사제의 보조자는 아니다. 사제들이 모든 사람을 교회로 만드는 하느님 백성 전체의 보조자들인 것이다』출판물 보급운동은 시성시복운동과 마찬가지로 평신도사도직협의회가 스스로 제창했다. 이 운동은 즉각 사제들의「보조」를 받기 시작했다. 그 진행과정을 보면 바로 아돌프스 신부의 주장을 그대로 따랐다고 볼 수밖에 없다. ▲평협이 이 같은 운동을 구상하고 실천에 옮기게 된 원동력은 물론 사제로부터 받은 것이다. 평신도의 사명을 꾸준히 자각시키면서「신학적인 훈련」까지 시도해온 덕분인 것이다. 사도적 열성에 적극적이면서도 짐짓 소극적인 체하는「보조자」로서 교회운동에 평신도가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독려하는 사제도 늘어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톨릭시보 보급에 미온적인 외국인 신부가 보급운동을 위해 본사를 찾아올 정도로 발전되고 있는 것이다. 반가운 일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