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대림절을 맞았다.『회개하시오.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습니다』라는 요르단강에서의 세자 요한의 외침에 귀 기울이며 경건히 주님을 기다리는 계절이 다가왔다. 은총의 때가 가까이 왔음을 알려주는 세자 요한의 이 광야의 메시지는 우리에게 신앙의 결단을, 그리고 다가올 메시아의 來臨을 맞을 준비를 갖추도록 일깨워주고 있다. ▲그러나 모든 세기에 영속하는 경고의 시기며, 희열에 넘치는 기다림의 시기인 이 대림절에 살고 있는 우리의 생활은 어떠한가? 황금만능의 풍조에 젖어 물질적인 풍요만을 인생의 제일의적 목표로 삼고 있지나 않는가? 기형적으로 발달한 물질문명 앞에 가치 판단의 기준을 잃은 채 방향감각을 상실하지는 않았는지? ▲인간의 홍수 속에서 인간 소외를 느끼고 군종 속에서 고독과 권태를 느끼면서도 내 이웃에는 아예 눈울 감고 관심조차 갖지 않으려고나 하지 않았는지? 가난과 병고로 고통받는 형제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얼마나 전해주었는지? 한 목숨 부지하기 위해 온갖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역경의 형제들을 단 한 번만이라도 찾아주고, 위로해주고 그들의 고통의 국소 부분만이라도 부담해주려고 해보았는지? 이웃 형제들을 외면한 채 스스로 성스러움에 자고하면서도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받은「그리스도의 지체」라고 떳떳이 말할 수 있을런지?▲교회는 부족함이 없노라고 자족하는「의인」들의 것이 아니다. 가난한 이에게 복음을,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 먼 자에게 광명을, 눌린 자에게 해방을 주는 사랑의 교회이다. 이들에게 진정한 사랑을 심지 못하는 그곳에 구세주께서과연 임하실 수 있을까?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외면한 채 입으로만『주여! 주여!』부르짖는 사람이 과연 구원 받을 수 있을까?▲메시아의 來臨을 기다리는 이 대림절에 우리는 사랑의 실천에 대한 결의를 새로이 해야겠다. 외적인 고행과 선행이 뒤따르지 않는 내적 기도는 무의미한 것이다. 사랑의 실천이 없는 입으로만의 기도는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속옷 두 벌을 가진 사람은 한 벌을 없는 사람에게 주고 먹을 것이 있는 사람은 남과 나누어 먹어야 합니다』라는 세자 요한의 외침에 다시 한 번 귀 기울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