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생 전 8세기 무렵 하느님께서 간택하셨다고 하는 이스라엘 민족이 전에 없었던 시련을 겪고 있었을 때, 이사야 예언자가 나타나서 유태인들이 그들의 하느님을 믿을 것과, 메시아가 오셔서 그들을 구제하여 주실 것을 기다리라고 권면하면서 위로했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지겹던 귀양살이가 끝난 다음에는 메시아라고 하는 구세주가 나타나셔서 당신 백성인 이스라엘을 온갖 압박과 서러움에서 구출할 것이며 완전한 정의를 구현할 것이고 온 세상에 평화를 가져올 것이며 만백성에게 진실한 하느님의 지의을 퍼뜨릴 것을 선포했다고 전해진다.
성경상의 이스라엘이 오늘의 교회와 교회를 포함한 세상을 표징한다면 오늘처럼 구세주 메시아가 더 필요한 시기는 일찌기 없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오늘의 인간은 불정 속에서 빛을 갈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만능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20세기 후반기라고 하지만 오늘의 인류는 정신적 물질적 빈곤 속에서 허덕이고 있으며 독선자가 아닌 순수한 지도자가 나타나서 불행으로부터 해방시켜 줄 것을 고대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를 진리와 사랑으로써 속임 없이 영구적으로 지도할 분이 출현하기를 기다리는 현사회에 그리스도가 임하셔야만 하는 것이다. 성 아우구스띠노는『사람은 눈으로 볼 수 있으나 그 뒤를 따를 만한 것은 못 된다. 신은 그 뒤를 따라야 할 것이나 그 모습은 볼 수가 없다. 이러므로 사람이 눈으로 볼 수 있고 더구나 그 뒤를 따라야 할 것을 사람에게 주기 위하여 신은 사람이 되신 것이다』라고 말씀하신 바 있다. 우리는 진리를 찾고 있으면서도 그 원천을 외면하지 않았는가? 평화를 원하면서도 평화의 주님을 잊어버리지 않았는가? 오늘의 인간은 자유와 평화의 회복을 위하여 진리요 생명이요 길이신 그리스도께 마음을 돌리고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여야 하겠다. 고민하는 인간이 용기를 얻는 길은 그리스도를 찾는 길뿐이다.
죄에서의 해방이 급선무이다.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으로서 무한한 공간을 좁히시고 우리와 동일한 인간이 되셨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 인간의 죄를 사하여 주시고 하느님의 자녀가 되어 행복을 찾고 하느님 나라의 건설에 협조할 수 있는 특혜를 주셨다. 우리는 세자 요한의 교훈에 따라서 천주의 어린 양을 죄에서 구하여 주시는 분으로 영접해야 한다.
그리스도를 맞이함에 있어서 영신적 해방을 준비하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일이 있겠는가? 하느님께서는 물론 억압 받는 자들을 풀어주시고 병자를 낫게 하여 주신 것을 보면 현세의 고통에서의 해방을 외면하시지는 않았다. 오히려 병자를 모두 치료하여 주시고 굶주린 이들에게 땅을 주셨다. 육신의 병을 낫게 하여 주심으로써 죄를 사하실 수 있음을 증명하여 주시고, 당신의 인간에 대한 사람을 드러내신 것이다. 한편 부정과 인권 유린과 가난과 병고 등 여러 가지 현세문제에 대한 해결을 위해서라도 죄를 먼저 사해야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현세의 고통과 부조리는 죄의 결과이며 죄이기 때문에 원인을 제거하지 않으면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오만과 물욕의 죄를 없이 하지 않는 한 인권 유린과 횡령과 착취와 가난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자신이 독선자임을 모르면서 인권회복 운운했댔자 인권유린 당한 자들을 도와주기는 커녕 다른 새로운 유린죄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자기 중심의 인간은 자기 중심의 정의와 평등과 인권을 부르짖을 수 있으되 상대방의 인권과 권리와 자유는 무시할 수밖에 없으며 편파적인 인간으로써 사회를 계속 어지럽게 할 뿐이다.
천주의 어린 양은 죄를 사하여 주심으로써 세상을 영적으로 현세적으로 구제하시는 분이라고 했다. 대림시기의 절정인 성탄을 보람차게 맞이하기 위하여 우리는 통회하고 속죄하는 정신과 선행으로써 하느님의 자녀권을 순수히 보존하고 있는가를 반성해야 하겠다. 그리스도와 우리와의 일치를 더욱 밀접히 하고 인간과 인간 사이의 화목과 일치를 더욱 뜨겁게 하는 거룩한 시기를 준비해야겠다. 현대인의 가장 큰 비참은 자기가 범한 죄를 모른다는 것이다.
위선자가 자기의 위선을 모르는 것보다 더 큰 불행은 없을 것이다.
성탄절에 우리는 주님께서 세우신 고백의 성사를 보게 될 것이다. 그때 각자 주님의 계명을 위반하여 범한 죄를 다시 한 번 솔직이 뉘우칠 것이며 이웃과 사회에 대하여 범한 잘못도 통회하여 하느님과의 화해와 이웃과의 화해를 다 같이 중요시해야 한다. 이웃을 용서하지 않으면 주님의 용서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못다한 본분이나 공무원이든 일반회사의 사원이든 량심에 어긋나는 일이 있었으면 정의와 평화를 찾는 뜻에서 최선을 다하여 보상하는 고백성사를 준비할 때 이 성사는 하느님과의 화해의 성사인 동시에 사회정의의 구현의 방법이며 이웃과도 화해하는 보람찬 해방의 성사가 될 것이다. 일년을 청산하고 마무리하는 12월을 대림시기로 지내면서 그리스도의 사랑과 겸덕을 음미하고 속죄하며 생활의 변화를 가져오고 사회의 정화와 이웃의 행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신자세가 요구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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