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라 천주교회에서 무엇을 구합니까?』
『신앙을 구합니다』
『신앙이 당신에게 무엇을 줍니까?』
『영원한 생명을 줍니다』
신부님의 질문에 나는 대모님과 같이 마음속으로 대답했다. 신부님은 내 이마와 가슴에 십자기호를 그리시고 기도를 드리셨다. 성유가 내 가슴과 어깨 사이에 발라지고 내 이마는 물로 씻겨졌다.
『이 타는 촛불을 받아 영세의 은혜를 합당하게 보존할지며 천주의 계명을 준행함으로써 오 주 천상 잔치에 임하실 때 천상 궁전 모든 성인들과 함께 저에게 마주 나가 영원히 살지어다 아멘』
미사보를 쓰고 촛대를 잡은 내 손은 떨리고 있었다.『나는 이제 주님의 딸、교회의 한 일원이 되는 것이다. 비록 육체적으로 움직이지는 못하더라고 정신적으로나마 주님께 충실한 인간이란 말을 들을 수 있게 해야지』이런 다짐을 마음 깊이 새겼다. 나를 축복하듯이 가을 하늘엔 구름 한 점 없었다. 그날은 74년 9월이었다.
기나긴 세월 나는 얼마나 하느님을 원망하였던가? 어머니의 뱃속에서부터 육체적으로 불완전한 인간으로 태어나 수없이 울며 자신의 운명을 저주까지 했던 나날. 어둠 속에서 방황하고 절망에 빠져 고독과 슬픔에 흐느끼며 무엇인가를 누군가를 갈망하며 소리없이 울부짖으며 세월을 보내던 어제까지의 나의 모습은 영원히 사라진 것이다. 나를 위한 미사가 올려졌다. 신부님과 대모님과 교회의 여러 선배님들의 기도 소리.
이제는 웅크리지 말고 떳떳하게 지내자! 인간에겐 완전이란 있을 수 없다.
저 아름다운 하늘도 못 보는 사람、즐거운 웃음소리 노래 소리도 듣지 못하는 사람、그리고 불완전한 두뇌、불완전한 영혼의 사람들、헐벗고 굶주리는 사람들…그들에 비해 나는 어떤가? 사철 변하는 자연의 모습을 즐겁게 바라보며 주님의 말씀을 읽을 수도 있고、악성들의 아름다운 음악에도 취할 수 있고、기억하고 판단하고 추리할 수 있는 완전한 두뇌의 소유자가 아닌가? 그리고 마음먹은 대로 쓸 수도 있지 않나? (약간 부자유스럽지만) 이 얼마나 복스러운 일인가!
이 다행함을 주님께 감사드리며 기쁨과 웃음으로 모든 나의 일과를 영위해 나가야겠다.
온 누리의 불행한 사람들을 위해 주님께 기도드리며 참생활의 보람을 느끼련다.
주여 새 삶의 환희를 갖게 된 안젤라를 영원히 지켜주소서.
▲본사에서는 입교수기를 널리 모집하고 있습니다. 입교동기나 당시의 심리적 배경 등을 내용으로 적어 보내시면 됩니다. 채택된 분에게는 소정의 고료를 드립니다. <편집자 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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