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0호 본보에는 농촌사목에 대한 각종 통계 사목에 대한 각종 통계와 각계의 의견、그리고 지난 번 대전 가톨릭문화회관에서 열렸던 가톨릭농민회 전국 지도신부단 회의가 당면한 농촌사목의 문제점을 분석 검토하고 그 대책에 관해 주교회의에 건의한 내용 등이 보도되었다. 이에 따르면 먼저 한국의 농촌교회가 심각하게 당면하고 있는 문제를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다.
첫째는 급격한 공업화에 따른 이향신자의 증가이다. 이에 대한 76년 말 CCK 발행의 교세 통계에 의하면 거주 불명자 수가 13만7천6백99명으로서 이것이 대부분 농촌에서 도시에로의 이향한 신자의 수라고 보아 대차없을 것이다. 이것은 산업화ㆍ도시화의 이른바 발전도상국들의 특이한 현상으로서 농촌 인구가 도시로 집중하는 일반적 추세로서 교회 신자에 국한한 문제는 아니다.
둘째는 지도자의 부족을 들고 있다. 농촌교회에서 지도적 책임을 질 만한 기성세대의 신자가 매우 부족함은 물론이고 또 청소년 주일학교를 지도할 만한 사람을 양성해놓고 나면 금시 그 사람들은 도시로 직장을 얻어 떠나고 마는 실태는 농촌 곳곳에서 공통으로 개탄하는 사실이다.
셋째는 교육 부족으로 인한 소극적 타성적 신앙생활을 지적하고 있다. 이 교육문제에 있어서는 도시교회에서도 교육이 충분히 이루어져 적극적 활동적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렇지만 농촌에 있어서는 지도자의 부족、신자들의 시간 여유의 부족、농촌 수준에 알맞는 교육 재료의 결핍、교통상 집회에 곤란 등등의 이유로서 신자 재교육의 부족은 불가피한 사실이고 또 신자들의 신앙생활이 농촌 사회의 보수성과 곁들여서 타성적이고 소극적이 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러한 결과로서 76년 말 전국 5백7개 본당 중 전체의 49%에 해당하는 2백47개의 농촌본당은 도시본당의 교세 증가에 배해 침체일로에 있다. 대표적인 예를 본다면 서울대교구의 76년 신자 증가율이 6%인데 비해 안동교구는 오히려 0.5%의 감소율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으로 말미암아 농촌의 일선 사목자들은 짙은 소외감과 함께 무력감마저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책의 일단으로서 가톨릭농민회 전국 지도신부단과 이 문제에 관심있는 각계 인사들은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지적하고 있다. ①먼저 농민의 생활을 귀담아 들어야 하며 ②농민의 의식 구조와 생활에 적합한 복음과 교리 해설서의 편찬 ③실제 사목에 도움이 못 되는 신학교 농촌사목 교육의 강화 ④신자 교육을 계획하고 담당할 농촌사목 전담 기구가 설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의 제의는 농촌사목을 실제로 체험한 당사자들의 절실한 요망의 소리이다. 그러므로 주교회의는 이 요망에 대해 진지한 연구와 해결책을 모색해 주어야 하겠다. 특히 농촌사목 전담 기구의 설치는 교육ㆍ운영 등 사목 전반에 관한 종합적인 대책을 항구적 전문적으로 담당해야 할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끝으로 본란에서는 과거에도 농촌사목의 중요성에 대해서 지적한 바 있었지만 금번의 가톨릭농민회의 의욕적인 현실 분석과 대책 수립에 대한 적극적 자세를 보여준 데 대해 심심한 경의를 표하고 싶다. 그러한 건의가 하루 속히 교회 고위 당국의 뒷받침을 받아 일선 사목자들의 사기가 충만되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그러나 동시에 농촌 사목자들에 대한 또 하나의 기대를 하고 싶은 것은「농촌 신자만 보지 말고 농촌 자체에 눈을 모아 달라」는 것이다.
제2차「바티깐」공의회의 걸작품인 현대 세계 사목 헌장이 교회만을 상대로 한 것이 아니고 세계 전체를 상대로 한 것과 같이 교회가 오늘날까지 교회 안에만 집착하여 신자 수, 성사의 숫자, 헌금의 액수 등에만 민감하였고 교회가 몸담고 있는 세계 지역사회에 대해 너무나 무관심했던 것에서 탈피하여「지역사회 안에서의 교회」를 투철하게 재인식하고、교회가 무엇을 어떻게 그 소속한 사회를 위해서 관심을 갖고 봉사해주어야 할 것인가를 알아야 할 것이다. 농촌을 떠나는 신자의 발목을 붙잡는 것보다는 농촌에 사는 믿지 않는 사람들의 손을 맞잡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지 않을까. 농촌사회를 위해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제로 보여주고 베풀어줄 때 그분들이 떠나간 사람들보다도 더 많이 교회의 문을 두드리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교회의 신비이고 사목자들의 기쁨이 아니겠는가.
농촌의 신자들만에 실망하지 말고 우리 밖의 숨은 신자들에 보다 큰 관심과 봉사를 하는 데 커다란 희망과 보람을 느껴주기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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