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은 여러 가지 목적과 방법으로 행하여지고 있는데 그 중 거룩한 미사성제 중에 봉헌예절이 있다. 그 예절 또한 각 본당에 따라 각기 조금씩 다른 방법으로 행하여지고 있는데 그것도 임하는 신자의 마음가짐을 한 번쯤 고찰해 보자.
제단 앞에 헌금 바구니를 두고 신자의 봉헌 행렬은 시작된다. 진정 감사하는 마음으로 원해서 하는 일이니 많은 이는 많게 적은 이는 적게 기쁜 마음으로 바친다. 하느님께서는 그것을 많으나 적으나 기꺼이 받으신다(꼬후 8ㆍ12) 그래서 우리는 더욱 엄숙하고 기뻐하며 감사드린다. 그런데 헌금 바구니 앞엔 누군가가 매주 꼭 바구니에 담겨지는 돈을 헤아리는 것인지 아니면 헌금자의 얼굴을 구경하는 것인지 바짝 서 있는 것이다. 재정난에 허덕이는 각 본당 사정은 잘 이해되지만 아무래도 뒷맛이 씁쓰레하기만 하다. 신덕이 부족한 탓일까?
헌금하는 신자의 태도도 가지가지다. 개구장이 아이들이 구슬을 던지고 종이 비행기를 날리듯이 되는 대로 휙 내던진다.
그것은 하느님이 아닌 그 누가 지켜보는 까닭에 세인의 당연한(?) 표징인지도 모르지만 좀 더 고운 정성이 아쉽다. 그리고 하느님을 믿고 따르는 우리는 영광된 주님의 잔치에 참석되었다는 기쁨도 누려 보자. 이웃집의 유고나 잔치엔 위로나 축하의 뜻으로 반드시 선물을 들고 찾아간다.
하물며 온 세상 주님의 잔치에 빈 손으로 맨둥맨둥 찾아갈손가! 봉헌금은 애긍이 아니다. 이웃집의 유고 때 위로금이나 잔치 때 축하금의 몇분의 일 몇십분의 일은 언어도단이다.
아이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이나 사 먹는 라면땅 서너 개 값은 더욱 그렇다.『적게 뿌리는 사람은 적게 거두고 풍성하게 뿌리는 사람은 풍성하게 거둡니다. 각각 마음에서 우러나는 대로 내되 아까와하면서 내거나 마지못해 내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꼬린후 9ㆍ6) 하신 말씀을 기억해 보고 우리는 보다 큰 성의로 기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베풀고 당무자는 이것이 자연스럽게 유발되도록 유도해 줘야 될 줄로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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