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일에 드디어 양담배의 시판이 시작됐다. 이에 대한 국민감정과 한국가톨릭농민회를 비롯한 종교단체, 소비자단체의 「양담배 안 피우기 운동」이 반영되어 첫날 반응은 냉담한 편이었다. 이에 앞서 8월 29일 가톨릭농민회 대전 본부에서는「미국 농축산물 수입저지운동 전국본부」라는 현판식을 가졌고 이어 10개 지구 현판식을 당국의 방해 하에서 거행했다. 그리고 9월 1일 전국 29개 지역에서 미국 농축산물 수입저지 실현대회를 경찰의 저지 속에서 전개했다. 한편 그 후 성명서를 발표하고 강제 연행된 회장 등의 석방을 요구하며 무기한 농성투쟁에 들어갔다고 한다.
그리하여 명동성당 사도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미국농축산물 수입저지 실천대회에 즈음하여」라는 성명서를 발표한 후 대표단은 오전 11시경 미국대사관을 방문, 주한미대사에게 보내는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고 한다.
수입되는 양담배는 금년 국내 소비량의 0.16%에 해당되는 6백만 갑이고 내년이후는 1%,4천만 갑으로 외화유출은 연간 1천 5백만$ 정도라 한다. 따라서 국내농가의 감수효과는 80억 원이 예상된다.
그런데 담배와 기타 소유권에 관한 한미통상협상의 일괄타협이 있은 후 1주일을 겨우 넘긴 시점에서 쇠고기 등의 추가적인 수입개방을 미국은 강요하고 나섰다. 더욱이 GPS(일반특혜관세)의 적용문제를 들고 나와 우리의 감정을 상하게 했다.
우리 한국은 세계 제 4위의 외채을 짊어진 채무국이라는 사실을 생각할 때 이것은 사소한 일이 아니다. 개발도상국으로서 산업의 발전이 유치단계에 있는데도 국내시장을 개방하라니 어처구니가 없다. 경상수지가 다소의 흑자를 냈다 손치더라도 우리는 대일무역적자의 경이적 증대에 허덕이고 있지 않은가.
우리는 공업화하는 과정에서 농촌을 경시하는 풍조와 정책으로 살아왔다. 정말 미국농축산물의 수입을 저지하지 않으면 농업경제는 곤궁에 빠지게 된다. 한국가톨릭농민회가 양담배의 수입을 반대하고 미국 농축산물의 수입을 반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은 왜 미국의 말이면 오금을 못 쓰고 고분고분해야만 하는가? 호혜적이어야 할 통상협상 결과가 받은 것 없이 주는 것뿐인 일방통행식인가? 왜 한국은 미국에 당하기만 하는가? 허약 하고 만만한 상대이기때문인가?
이 시점에서 무엇보다도 우리가 염려하는 것은 미국에 대한 국민감정이 더욱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미국은 첫째로 후진국을 도와주어야 한다는 상호연대성의 의무가 있고 둘째로 거래상 불균형을 개선해야 한다는 사회정의의 의무가 있고 셋째로 줄 것과 받을 것을 향유하며 국가의 발전을 방해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바오로 6세 민족의 발전 44) 우리 정부는 안전보장문제와 통상 문제를 분리하여 한 미 간 통상마찰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여 이에 대응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우리는 현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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