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용건으로 친구들을 만나 얘기를 나누다보면 예기치 않은 성 토성 질문에 저어기 난감해지고 또 어떤 안타까운 생각마저 들 때가 종종 있다.
「다른 종교는 조용한데 천주교는 걸핏하면 정치적 문제에 관여하느냐?」「그것이 과연 종교의 진정한 모습이냐」 등의 시국과 관련한 힐문이 바로 그것이다.
그럴 땐 차분한 마음으로 그 이유와 정당성에 대해 나름대로 소신껏 설명해주곤 하지만 대개 부정적인 반응들이다.
심지어 같은 배를 타고 있는 신자들 중에서도 꼭 남의 일처럼 못 마땅하게 여기거나 어떤 고답적인 논평까지 곁들여가며 냉담한 태도를 보이고 있으니 참으로 딱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물론 비신자의 경우는 종교가 갖는 본질적 사명을 알지 못 한 소이로 치부하면 그래도 마음은 편하다.
그러나 신자들의 무관심과 몰이해는 다소간 유감을 갖게 한다.
인간 사랑을 근간으로 하고 있는 가톨릭 정신에 비추어 현실 문제에 대한 교회의 주장은 지극히 정당하며 신자 또한 그에 관한 올바른 인식이 정립되어야한다.
비단 비민주적 권력 행사로 인한 인권 문제뿐 아니라 주님의 뜻을 거역하는 모든 비인간적 행위로 이 땅에서 영원히 추방되어야할 죄악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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