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사를 보면 세계에서 볼 수 없는 특징을 가지고 오늘의 성장으로 꽃을 피우고 있다. 그것은 선교사를 파견하여 교회가 설립된 것이 아니라 평신도들이 스스로 복음의 씨앗을 전수하며 뿌리를 내리게 하는 한편 모진 역경 속에 성직자를 모셔왔고 순교의 피로 하느님을 증거 하여 신앙의 유산을 대대로 물려줬으니 말이다. 고로 공소는 교회의 모체이며 뿌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기실 뿌리가 약하면 나무가 풍파를 이겨내지 못하고 뿌리가 깊이 내려 튼튼하면 견디듯이 선조들이 그러했기에 오늘의 거목으로 웅자를 과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3백년 대를 운운하는 현실에서 과연 오늘의 공소, 특히 농광촌에 산재한 공소의 실태에 대해 무엇보다도 고려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본다.
왜냐하면 『잘 될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했으니 공소가 성장해서 본당이 되는데 영양실조로 걷는 것은 고사하고 스스로 서지도 못하고 밥을 입에 넣어 주듯이 공소예절도 피동적으로 하는 곳이 한두 곳이 아니니 말이다.
아기가 열살이 되어도 따로 서지 못하면 정상으로 볼 수 없다고 할 때 공소가 15년 20년이 되어도 자립조차 불가한데 3백년 대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그것도 부모가 가난해서라면 몰라도 도시와 농광촌에 비하면 양복에 짚 신격이니 적어도 구두는 못 신길망정 발에 맞는 신은 신겨야 하지 않겠는가? 성바오로 사도는 교회는 그리스도의 신비체라고 했으니 남은 몰라도 우리는 소외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될 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