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어느 재상 한 분이 길을 가다가 보니 왠 사람이 연못에 들어가 무엇을 열심히 찾고 있었다. 재상은 이상히 여겨 무엇을 하느냐고 묻자 그사람은 연못에 엽전 한 냥을 빠뜨려서 그것을 찾고 있노라 하면서 한참 연못을 더듬다가 엽전 찾기를 포기하고 떠나가 버렸다.
이것을 본 재상은 일꾼들을 동원하여 연못의 물을 퍼낸후 엽전을 건져내고 매우 기뻐하였다.
그런데 연못의 물을 푸는데 들인 일꾼들의 노임은 자그마치 열냥이나 들었던 것이다.
이것을 옆에서 보고있던 하인이 하도 이상하여 어찌하여 엽전 한 냥을 찾기 위하여 열냥이라는 돈을 소비하였으며 또 하루종일 이렇게 바쁜시간을 이곳에서 보내느냐고 질문하였다.
그러자 재상은『만일 저 돈의 임자처럼 나도 그냥 버리고 간다면 한냥은 영영 없어지고 말것이다. 그러나 한냥을 건져서 내가 가졌고 또 일꾼들은 일을해서 열냥을 벌었으니 열냥밖에 안될 돈이 열한냥이 되지않았느냐』하고 대답했다.
그런데 복음서에 보면 이와 비슷한 유명한「잃어버린 양의 비유」가 있다. 백마리 양 중 한마리의 양을 잃어버린 주인이 그 잃어버린 양 한마리를 찾기 위해 아흔아홉마리 양을 버리고 온 산과 들을 헤매는 주인. 그리고 잃었던 양을 찾은 주인은 혼자서만 기뻐하지 않고 이웃의 모든 사람과 기뻐했던 것이다.
참으로 오늘날 엽전 한 냥을 찾기 위해 열냥을 투자했다면 누구나 미쳤다고 할것일진데, 그보다 훨씬 더한 잃어버린 양 한마리를 찾기위해 아흔아홉마리의 양을 버리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은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비록 위에 열거한 두가지의 말이 아니라도 무엇을 하려면 노력과 경제문제가 뒤따르기 마련인데 우리는 그것마저도 가치부터 따지는 경향이 있다.
신자 재교육을 위하여 치밀한 계획과 강사진까지 확보해서 이런일을 하겠으니 협조를 좀하여 달라고 하면『재교육은 좋은데 돈이 많이 들어서 … 』
또는 냉담자 회두를 위하여 무슨일을 하라고 하면『그 사람들 없어도 지금까지 그런대로 지내왔는데 … 』등등 무슨 장사꾼처럼 꼭 10원 들여서 5원이나 3원을 이득보려는데로만 기울어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비유말씀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앞서 말한 엽전 한냥을 찾기위해 열냥을 투자하여 하루종일 일을 한 재상은 참으로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하는데 직접 모범을 보여준 것이다.
이번에 우리본당「쁘레시디움」에서는 침체된 레지오의 재기를 위하여 전 단원이 일치된 마음으로 레지오 확장행사를 하려고 재상의 방법처럼 한냥을 찾기위해 열냥을 들이는 것도 아닌 참으로 열냥을 찾기위해 한냥을 투자하겠다고 재정적인 협조를 요구했으나 역시 투자와 이득의 상술적 논리때문에 정성들여 짜여진 모처럼의 계획과 의욕이 좌절되고 만 일이 있었다.
이것은 최근에 있었던 가장 작은 사례이지만 우리 형제들의 대열에서 이탈된 그들을 찾아들여 한 우리안에 한 형제가 되어 재회의 기쁨을 나눈다는 것은 얼마나 바람직한 일일까?
교회의 많은 젊은 일꾼들이 이러한 문제로 한번 좌절되고 두번 좌절된다면 그들은 의욕을 상실하고 교회와 점점 멀어져 갈것이다. 물론 교회 측으로서도 상당한 이유가 있겠지만 교회사업의 제1의 목적이 포교로 구령하는 것이라면 좀 더 과감한 결단력과 통찰력이 필요한 때임을 알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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