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9일은「출판물 보급주일」이다. 한국 가톨릭교회에 여러가지 연례행사가 있지만 이「출판물 보급주일」을 1년에 한번씩 맞으면서 우리는 무엇을 생각했고 무엇을 실천해왔던가.
최근 몇 해 동안에 가톨릭 출판계는 신간의 내용을 선정하는 기획과 제책실무의 기술에 있어서 상당한 진취성을 보여주었다. 이 사실을 되새겨보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단적인 예들을 들어볼 수 있다.
먼저「분도출판사」는「현실에 도전하는 성서」와 까마라 대주교의 저서「정의에 목마른 소리」「평화혁명」을 번역 출판하는 등 현대세계의 인간화와 사회개혁을 위한 교회의 책임을 역설하는 사상적 양서들을 꾸준히 출판하고 있다. 「성바오로 출판사」는 비교적 대중취향의 성격을 띤 읽을거리 신심서들을 다양하게 출판하고 있으며 그 다양성의 폭은 매우 개방적인 차원에 이르러 개신교 신자 또는 비신자의 저작도 출판하고있다. 「가톨릭 출판사」는 가장 오랜 출판역사를 바탕으로「가톨릭 성인전」「한국 천주교회사」를 비롯하여 고전적 양서들을 중판하면서 교회 어린이들의 보전이 될「가톨릭 그림성서」를 출판했다.
아울러 현대적 신앙엣세이류도 냈고, 특히 제책과 장정에 있어서 사회출판사에 뒤지지 않게 개신적 발전을 이룩했다. CCK출판국은 옛공과대신으로「기도서」등 개혁적 전례서를 냈으며「경향잡지」와「사목」등 월간지의 질을 높이는데 성과를 보였다. 마지막으로「가톨릭시보사」는교회내 유일의 신문으로서 지방에 본사를 두고있지만 전국교구를 망라하여 현대적 복음화 사업의 첨단적 소식과 지식을 공급해주고 있다.
교회내 각 출판기관들의 이만한 성격적 정립과 사업의 진경은 다행한 사실로서, 교회 당국과 신자 대중이 인식을 새로이 해야 되리라고 믿는다. 특히 최근 가톨릭 출판물 전반이 제2차 공의회 이후로 교회를 현대세계에 적응시키는데 필요한 쇄신된 신앙을 반영하고 있다.
인간본성ㆍ사회정의ㆍ공동선을 중심으로 인류보편의 구제원리에 입각하여 모든 사람에게 밝은 희망을 주는 것이 공의회 정신의 소산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정신에 비추어 볼 때 교회에서 행하는 사제들의 강론내용은 아직도 구태의연한 경우가 상당히 있는 실정이다. 원래 가톨릭교회에서는 미사성제 자체를 중시하는 나머지 강론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종래에 있었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 신자들의 사고내용이 다단해지고 지식수준이 고도화됨에 따라 복음을 해석하고 전달하는 강론도 넓은 폭과 높은 수준과 세련된 표현이되기를 신자들은 바라고 있는것이다.
복음화의 일선인 강론대의 실정이 첫째로 최근 교회내 출판물들의 대량적 소화를 필요로 하고 있는 것 같다. 둘째로 비록 훌륭한 강론을 하는 본당에 나가는 신자들이라 할지라도 그 강론 내용만으로는 신앙의 충분한 양식이 되지못하며 보충적 영양소로서 교회출판물들이 절대로 필요하다. 이 필요성 때문에 교회는 많은 출판물을 발행하고 있으며 또한 1년에 한번씩「출판물 보급주일」을 설정하여 출판물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이제 교회 출판물의 보급실태를 알아볼 차례이다.
교회 출판물은 종교서적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일반사회 서점에서 대중성 있는 수요대상이 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작은 소매서점이라든가 지방서점에까지 교회출판물이 고루 보급되기는 힘든 실정이다. 그러므로 각 본당의 성물 판매대가 출판물 판매를 겸하고있는 것이 대체적인 관례로 되어있다. 이 관례적인 보급조직은 그 자체로서 매우 훌륭하다. 그러나 문제는 그 운영의 실제에 있다.
많은 수의 본당들이 성물판매의 출판물 비치 현황에 무관심한 상태에 있다. 본당 사제는 신자들에게 교회출판물의 구독을 촉구하는 한편 신자들에게 필요한 신간들을 성물 판매대에 비치하도록 주의를 기우려야 할 것이다. 구독에 이어 또 한가지 중요한 일은 주문하여 판매한 책값을 본당이 속히 출판사에 송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교회에 잔존하는 업무연락 능력의 전진대성 때문에 교회 출판기관들은 출판기관 실무자들의 한결같은 호소이다. 최근에는 교회출판기관들이 보다 적극적인 출판물 보급활동에 나서게 되었다. 이것은 교회 출판사업의 부진을 타개하려는 데에 첫째 목적을 두고 있다. 둘째로 교회도 사회와 발을 맞추어 현대적 경영방식을 채택해야 한다는 점. 셋째로 바깥 사회의 외판상술이 교회 신자중에 침투, 기독교를 소재로 한 부실서적들을 판매하는 행위를 막아야 겠다는 각성에서 이루어진 활동이다.
그러므로 각 본당은 기독교 신앙을 내용으로한 책의 경우 반드시 가톨릭교회 출판기관에서 나온 보급원만을 신자들이 상대하도록 계몽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가톨릭 출판물의 현단계는 질적 양적으로 상당한 발전을 이룩했다는 것, 신자들의 교회 출판물 구독이 대폭 확장되어야 할 긴요성이 있으며 교회출판물 보급을 위해서는 전국의 각 본당이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할 사명을 지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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