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농민회 지도 신부단은「민족자주생활운동」을 제창하는 성명서를 지난 9월 1일 발표했다.
선진 각 국의 보호무역주의 팽배, 그리고 국내에서 그 동안 누적되어 온 빈부의 격차를 비롯하여 경제 각 부분내지 사회 각 부분간의 불균형 성장과 발전에서 오는 부작용이 급격하게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우리 경제가 그 동안 돌진에 돌진을 거듭하여 왔기 때문에, 앞만 보고 뒤도 좌도 우도 돌볼 여유 없이 뛰어왔기 때문에 불가피한 현상이 아닌가도 생각케 된다.
그러나 지금 우리 정부와 업계는 물론 국민모두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미국의 대한(對韓)개방 압력은 파상적 무차별적이다.
어쩔 수 없는 대세에 밀려 정부가 수입개방의 문호를 활짝 열어버리기는 했지만 국민들의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홍수처럼 밀려들어 오는 외제 수입상품의 물결을 막아낼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과의 통상협상에서 일반적인 양보를 했다. 그 양보를 어떻게 활용하여 슬기롭게 대처할 것인가를 골똘히 생각해야 할 것이다.
외제라면 품질이나 값을 물어볼 것도 없이 무조건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며 사치를 줄이고 절제 없이 방탕한 생활을 하고 분수에 넘치는 과소비에다가 투기를 좋아하고 저축을 게을리 하는 따위의 일부층의 생활태도를 버려야 하겠다. 또 외제라면 사족을 못 쓰는 고소득층의 상품사대주의와 일반소비자들의 뿌리 깊은 외제병을 이 시점에서 발본색원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무거운 외채의 중압감 속에서 한푼 어치라도 물건을 더 만들어 수출을 늘리고 종이 한 장 전기한등까지 아껴서 외화를 절약하는 것만이 우리민족의 살길이다.
농민회 지도 신부단의 양담배 안 피우기, 콜라 안 먹기 등의 과제실천이 마침내 외제안사고 안 쓰기 등 운동으로 발전하여 민족자주생활운동으로 전개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정부의 개방불가피론이 국민에게 설득력이 약한 것도 통상마찰의 구조는 외면 한 채 미국식 자유무역논리에 끌려 다니는 줏대 없는 정부태도에 책임이 있으며 아울러 정부보조와 보호의 타성에 안주 한 채 경쟁강화에 소흘한 기업에도 책임 있는 것이다.
정부와 기업은 종속화를 강요하는 미국의 행동에 대해서 경제적 자주 자립성의 강화. 쓸데없는 외래선호의 극복, 그리고 정부와 기업과 국민이 힘을 합쳐서 절약과 근면에 애써야할 것이다.
그리하여 정부는 비밀주의 경향을 시정하여 국민에게 교섭경과를 비롯한 정보를 알려서 국민과 함께 대처하는 자세를 확립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정부와 국민은 일치하여 대미(對美)사대주의경향의 극복에 노력하며 안전보장문제와 통상 문제를 결연히 분리하여야한다.
그래서 민족스스로의 발전을 촉진할 수 있도록 민족자주 생활운동을 온 국민에게 권고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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