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일 부산교구가 주관한 꾸르실료 제6차 전국대회가 부산 시민회관에서 2천6백 명이 넘는 회원이 모여 천주교회로서는 대단히 큰 행사가 열린 것이다.
역 앞 간선도로에는 대형 현수막이「한국 천주교 제6차 전국 울뜨레야」내용으로 나부끼고 있었다. 꾸르실료를 모르더라도 천주교회의 어떤 모임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작년 광주대회의 현수막은「꾸르실료 제5차 전국 울뜨레야」 로 되어 있었는데 누가 무슨 내용으로 모인다는 내용을 현수막을 보고서는 도저히 알 도리가 없는 노릇이다. 당시 광주 모 대학에 봉직하고 있는 신자교수는 대회장으로 와서『오늘 여기서 무엇을 하느냐』고 묻기도 하고 대회장으로 들어가는 전세버스가 신호 대기로 머무르자 지나가는 시민은『아, 제일동포 모국 방문단』이라고 손을 흔드는 것이었다. 물론 버스 앞과 옆에는 분명히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이번 주제 강론에서 김수창 신부님은 10년 된 꾸르실료의 토착화를 호소하였다. 이제는 늦었지만 용어부터 우리 것으로 만들어야 될 때가 온 느낌이다. 모 일간지는 기사 제목에서「천주교 지도자 단합대회」의 산하에 공용어심의위원회가 엄연히 있는 것으로 안다.
이 위원회에서는 어떤 공용어를 심의 결정하는지 몰라도 회의 명칭이나 일반 대중을 위한 공식 용어에 더욱 신경을 써 심의 결정해야 할 것이다. 현재 교회 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외래어 중「꾸르실료」「울뜨레야」는 스페인 말이고「지오쎄」는 프랑스 말이고「레지오ㆍ마리에」는 이탈리아 말로 알고 있다. 그 외 영어의 약자도 많이 사용되고 있으니 이번 기회에 과감한 수술이 있었으면 하는 바다.
그리고 이번 부산대회를 기하여 크게 느끼는 점은 누구를 위한 모임인가 반성하고 싶다. 물론 회원이 주가 된 모임이지만 관심 있는 신자, 나아가서 일반회인도 관심을 갖고 참관할 기회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느낌이다. 세 분의 강론을 들었다면 누구나 다 천주교회의 가는 방향과 오늘의 교회의 고민을 절감하고 나아가 신자는 안 되더라도 교회가 가는 방향에 동조는 할 것으로 믿는다.
천주교 자체가 고답적 신앙생활을 강요하고 있다고 오해를 받고 있는데다가 꾸르실료는 교회 내의 유아독존적 존재로 낙인찍힐 위험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3박 4일간의 교육은 비밀일지언정 활동하는 방향은 문호가 개방되었으면 한다. 거듭 강조하고 싶은 것은 회원이 외인을 초대하고 초대된 외인의 자리가 마련되고 그들을 위해 신경을 쓴다면 모처럼의 행사가 더욱 의의 있을 것 같다. 반대자는 부작용이 있을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즉 천주교도 모르는 사람에게 꾸르실료를 가르치는 것은 모순이라고.
문제는 모임의 목적을 재삼 음미한다면 모든 것은 해결될 것이고 교회의 폭 넓은 포용이 있으면 앞으로의 갈 길이 결정될 것이다.
그리고「데 끌로레스」를「빛! 빛이 되자」로 바꾸어 오른손을 하늘 높이 치켜든다면 어떨까.
끝으로 외람된 말이오나 이번 대회에 수고한 부산교구 형제들의 노고에 정말 감사드린다.
◈독자 논단은 애독자 여러분의 난입니다. 교회 내의 건설적인 제안이나 비판이면 무엇이든 환영합니다. 매수는 2백자 원고지 5~7매 정도. 채택된 분에게는 소정의 고료를 우송해 드립니다. 애독자 여러분의 많은 투고를 바랍니다.(편집자 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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