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떤 왕이 뜻한 바가 있어 서민을 택하여 왕자와 약혼을 정하고 그녀의 진실을 보기위해서 혼인날짜는 정하지 않고 소행을 두고봤다. 그것은 세상사람이란 혼인을 정하면 그동안은 살이라도 베어 줄듯이 사랑을 하지만 결혼을 하면 본성이 드러나기에 취해진 지혜라고 믿는다.
한데 그 약혼녀는 처음에는 서민의 신분으로 왕의 가문에 들어가게 되므로 기뻐했지만 시일이 흐름에 따라 혼인날이 요원하므로 반신반의로 믿음이 흔들리게 됐다.
여기서 연정을 품고있던 거부의 아들이 그 약점을 이용하여 유혹의 손을 뻗쳤다.
처음에는 주저했지만 드디어 순정을 고스란히 바쳤고 그녀의 꿈은 산산조각이 나고야 말았다. 예부터 돈으로 유혹하는 자는 하룻밤 풋사랑이기에 그 후 멀어지고 말았다. 그녀가 잘못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약혼녀는 바로 우리들이 아닌가 생각된다.
기실 우리는 비천한 신분이면서도 하느님의 후의로 그리스도를 믿고, 마귀의 모든 체면과 행실을 끊겠다고 언약하고 성세성사로 약혼을 한 것이다. 한데 현실은 어떠한가? 일년은 고사하고 한 달도 못참아서 돈과 권력의 품안에 안겨 순결을 바치는 예가 없지 않으니 말이다.
예수님은 이것을 염려해서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고 경고를 하셨고, 성바오로 사도는『어떠한 환난이나 핍박과 곤궁도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떼어놓을 수 없다』고 했다.
성경을 떠나 성춘향일 생각해보자. 그 혹독한 매를 맞고도 순결을 지켰고 거지가 되어 온 이도령을 보고도 변함없는 마음이기에 오늘에 이르기까지 열녀로 등장하고 있는것이다.
지금 우리는 현대판 변사또의 위협속에 육체의 옥고를 감수하며 주님을 기다리지만 어사의 신분을 가지고도 거지의 모습으로 나타나듯이 예수님은 아직 한번도 화려한 모습으로 우리앞에 오시지 않기에 실망을 하고 배반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예수님은 창녀를 용서하시고 교회의 사순절을 통하여 회심을 기다리고 있는것이다. 우리는 회개의 시기에 뿐만 아니라 항시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순결을 빼앗기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겠으며 이미 그 소중한 것을 잃었다면 용감히 그로부터 다시 그리스도께로 돌아와야 될 것이다.
봄은 농부에게 씨앗을 뿌릴 기회를 주듯이 하느님은 항상 우리에게 회심의 기회를 주신다. 요컨데 결혼을 하면 부모를 떠나 신랑과 일생을 같이하게 되듯이 신자란 그리스도의 약혼자이므로 그 품에 가야 하기 때문에 순결을 지켜야 하는것이다. 만일 춘향이가 변사또의 품에 안겼다면 어사의 신부는 될 수 없지 않았겠는가. 우리는 어디에 연정을 품고있는지 자각해야 될 것이다.
독자논단은 애독자 여러분의 차지입니다. 교회내의 건설적인 제안이나 비판이면 무엇이든 좋습니다. 2백자 원고지 5~10매 정도, 채택된 분에게는 소정의 고료를 우송해 드립니다. 많은 투고를 바랍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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