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교회가 빛과 소금이라고 자처할 수 있는 것은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종파문제로 고민하는 개신교나 상호 정통을 주장하는 불교 등에서 찾아볼 수 없는 유일성 때문이 아니겠는가. 하나이요 거룩하고 공번된 교회의 교우들이라면 소속 본당을 초월해서 이웃 교우들 사이에 오직 하나로서 신비체의 유대가 이루어져야 될 것이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들이 서로 사랑하면「이것을 보고」 세상 사람들은 당신들이 나의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요한 13·35) 라고 하시면서「이것을 보고」를 강조하셨는데 우리는 현재 한 집안에서 두 가정이 동본당 서본당으로 갈리고 이웃에 몇 년을 같이 사는 교우라도 소속 본당이 다르면 서로 무감각 무표정 무관심 상태로 지내고 있으니「이것을 보고」세상 사람들이 그리스도의 제자라고 할 수 있겠는가.『나는 길이요 진리이며 생명입니다. 나를 거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로 갈 수 없습니다』 (요한 14·6) 라고 단정하셨으니 서로 사랑하라는 그리스도의 유일한 계명 (요한 13·34) 을 받아들이지 않고 자기 주변에 있는 교우들과 신비체의 유대를 맺지 못한다면 천국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현대에 적응할 수 있는 복음화의 길은 이웃 교우들 사이에 상호 유대관계가 어떠하다는 것을 세상 사람들이 보는 대로 느끼는 대로 그 귀추가 결정될 것이다. 우리들의 표양이 과연 세상 사람들에게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를 깊이 살펴보아야 하겠다.
필자가 사는 D동 1구에는 관할 본당 교우가 148세대이고 타 본당 교우가 약 30세대 가량 되는데 사목 구역 단위로 같이 활동할 일이 있든지 아니면 정기적으로 반상회 같은 모임을 가지려 할 때 타 본당 교우들의 협조를 얻을 수 없어서 많은 장애가 되고 있다. 사목 구역 반장들의 이러한 사정을 참작해서 본당 신부님들이 여기에 조금만 관심을 가져 주신다면 이 문제는 무난히 해결될 수 있을 것 같다. 개신교 입장에서는 교파에 따라서 자기 소속 교회를 찾아가야 하지만 우리 교우들은 전 세계에 하나로 군림하는 가톨릭교회라는 것을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관할 본당을 찾아야 할 것이고 이웃에 새로 탄생하는 그리스도의 형제가 누구인가를 알기 위해서라도 관할 본당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웃과 이웃을 연결하는 교우들의 저변 조직이 일사불란하게 짜여진다면 전교 능률도 고조될 것이고 쉬는 이의 회두에도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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