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흥분과 기대 속에 사다트 대통령은 역사적인 이스라엘 방문을 마쳤다. 이로써「개와 원숭이 사이」로 비유되던 이스라엘과 에집트 간에 화해를 모색하는 시대가 열렸다. 양국 지도자는 이틀간 따뜻한 대화를 교환하고 상호 신뢰를 다짐했다. 특히 이들이「더 이상 전쟁이 없을 것」임을 거듭 보장한 것은 일단 평화를 향해 첫 발을 내디뎠다고 볼 수밖에 없다 ▲사다트 대통령이 상당한 모험을 무릅쓰고 적국을 방문하게 된 이유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우선 이스라엘 국민에게 보내는 메시지에서 그것이 엿보인다.
『우리는 전쟁에 충분히 넌더리가 났다』고 실토한 것이다. 전쟁 준비에 필요한 군비 부담이 경제 발전을 저해해온 요인이 되었을 것임도 간과할 수 없다. 양국 지도자는 이번 만남을 앞두고「화평을 요구하지 않는 사람에게 하느님은 전쟁의 쓰라림을 준다」는 영국 격언을 되씹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전쟁 종식 선언은「현대 세계의 교회 사목헌장」의 가르침을 따르겠다는 의사의 천명이기도 하다. 사목헌장은「평화는 국가 간의 상호 신뢰에서 시작된다」고 단언하고 있다. 그리고 평화를 위해서는, 민족적 이기심과 다국 지배의 야욕을 포기하고 전 인류에 대한 깊은 존경심을 길러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대인관계와 마찬가지로 국가 간에도 서로 대등한 인간임을 인정하고 상호 존중하는 공존 원칙에 입각하지 않고서는 평화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양국 지도자가 제3자나 저널리즘을 통해, 의견의 차이만 전해 듣고 서로 헐뜯었다면 사태는 더 악화되었을 것이다. 아직 직접 대화를 하지 않으면 중재자로 나선 제3자의 이해관계로 어떤 농간이 작용될 소지가 있다. 여기에 개인의 정치적 야욕이 겻들이면 안보 제일주의가 경화(硬化)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서로『내 칼이 더 날카롭다』고 위협하는 가운데 전운(戰雲)이 사라지질 않는다. 이처럼「전쟁 의욕을 기르면서 평화를 건설할 수 없다」▲진정한 평화에는 회심(回心)이 전제돼야 한다.
「회심한 사람은 분열을 경험하는 일이 적지 않으나 또한 하느님이 주시는 헤아릴 수 없는 즐거움도 경험한다」. 외적으로 사다트 대통령은 아랍 세계 강경파의 저항이란 분열을 경험하고 있다. 이보다 앞서 그는 이웃에 대한 적의와 경멸과 불신과 증오로부터「이웃을 향하는 회심」에 수반되는 갈등과 분열을 경험했을 것이다. 이「이웃을 향하는 회심」이 만남을 풍부하게 했다. 친교의 토대가 된 이 만남으로 해서 그는 영웅으로 추앙 받는 즐거움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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