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말씀이 기록된 성서를 보다 싼 값으로 보다 빠른 방법으로 말씀에 목 말라하는 자에게 보급하기 위해 교회에서는 출판물 보급 주일과 홍보주일 등을 정해 놓고 교회 서적과 성서 읽기를 권장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지난 부활절을 기해서 학수고대하던 우리말 신구약 완역본을 갖게 되자 이곳 태백산 골짜기에서 일하던 틈을 내어 일부러 상경해서 3월 중순경에 주문을 하였다. 초판은 전례용으로 신학교의 교재용으로 배부되었기 때문에 일반 신자들에게는 판매할 수 없다는 성서 판매 책임자의 얘기를 듣고는 재판이 나오면 보내 주겠지 하고 기다렸다.
재판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서울 시내와 다른 도시에만 보급을 하지 않나 염려가 되어서 성서 판매부로 전화를 하였더니 아니나 다를까 재판 성경도 이미 매진되어서 보내줄 수 없다는 것이다. 일부러 상경하여 부탁까지 하였는데…좀 화가 났으나 시골에서 일하는 탓이겠지 하고 기다렸다.
드디어 책이 왔는데 가격이 인상되었다는 것이다. 성서 가격이 인상된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매진되었기 때문에 보내줄 수 없다던 성서가 가격이 인상되자 어디에서 나왔는지 3판 성서와 함께 초판과 재판되었던 성서가 보내졌다는 것이다.
이는 시골에서도 초판 성서와 재판 성서도 구경해 보라고 보낸 것인지 가격이 인상되기 전에는 매진되었다고 보내지 않다가 가격이 인상되자 보내졌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가 어렵다.
이것은 가격이 인상될 것을 미리 알고서 매진되었다고 핑계하다가 가격 인상 후 일제히 판매한다는 오해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본다.
이러고도 다시 출판물 보급 주일이다 홍보주일이다 해서 신자들에게 성서 읽기를 권장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처사는『그리스도 신자에게는 성서를 가까이 할 많은 기회를 주어야 한다』(계시헌장 20) 라고 한 제2차「바티깐」공의회 정신에도 어긋난 처사라고 생각된다.
물론 사람이 하는 일이라 실수가 있음을 인정치 않는 바 아니지만 이번에 초판 재판의 성서가 매진되어서 없다고 하다가 가격이 인상되자 없다고 하던 성서를 인상된 가격으로 판매 보급시키는 처사는 산골에서 일하는 사람의 좁은 소견인지 몰라도 납득이 가지 않음은 물론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라는 바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