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년 4월 20일 성소주일을 맞으면서 한국교회 공동체안의 모든 사람들은 각별히 생각해야 할 과제들을 가지고 있다. 한국 가톨릭교회는 오랜 전통을 지닌 소신학교와 대신학교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여러해 동안에 한국사회가 격심한 변동을 겪어온데 비하여 신학교는 사회적ㆍ역사적 변동에 대응한 발전을 이루어오지 못했다.
특히 신학교 지망률을 통해 나타나는 성소는 감소되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서울대교구에서「신학생 후원회」를 발족시키는 등 성소운동 기관의 필요성이 한층 각성되고있는바 이는 이미 일찍부터 이루어졌어야 할 일로서 이제부터라도 기대를 걸게한다.
사회적으로는 최근 몇 해 동안에 가톨릭교회의 존재가 크게 돋보이게 되었다. 그것은 가톨릭교회가 인간의 영혼 구제사업에 있어서 전통적이고도 새로운 활성을 보여주는한 사회정의운동을 통해 양심의 위력을 보여준 때문이었다. 오늘날 사회대중은 교회 성직자들에 대해 존경과 신뢰를보내며 동시에 무거운 사명을 떠맡기며 기대하기도 하는 실정을 우리는 보고있다.
그러므로 한국 가톨릭교회가 계속하여 보다 능력있고 우수한 사제들을 양성해내는 일은 대내적으로 교회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일이며 또한 크게 보아서는 한국의 미래 운명에 크게 기여하는 일이 될것이다.
한편 세계적으로 근래에 유감스럽게도 성소감소의 현상이 없지않다. 유럽에서도 젊은사제들의 양성이 부진하여 노인사제들이 격무에 시달리는 현상에 있다. 미국에서도 가톨릭계 학교들이 속속 운영난에 빠지는 현상이 근래에 일어났다. 이러한 현상들은 한국에 있어서의 성소문제에 관련하여 참고가치가 있으므로 그 원인분석을 잠깐 알아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71년에「갤럽 여론 조사소」가「뉴우스ㆍ위크」지를 위해 조사한 미국 가톨릭의 예에서 보면 다음과 같은 점들이 나타났다. 미국내의 4천8백만 신자들은『교회가 창조적이고 활력에 차있다고 보지않게 되었는데 이것은 지난 10년 동안에 일어난 큰변화』라는것이다. 그리고 이와같은변화의 원인들 중에서 가장 주목되는 점은 현실문제에 대한 교회지도층의 견해 부일치라고 되어있다.
즉 스펠만 대주교는 월남전을 가르켜서『문명을 위한 싸움』이라고 보아 긍정하는가 하면 트리넌 신부는 의회에 나가서 반전을 주장한것 같은 현상이 그 예가 된다. 이런 사례들이 교회의 권위를 약화시키며 나아가서는 주교회의의 결정에 대한 신자들의 존경이 감퇴되게 했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신자들의 산아제한 이혼과 재혼 성직자 독신제에 따르는 지엽적인 문제들이 있기도 하다.
현대사회에는 여러가지 심각한 난제들이 있어 여기에서 일어나는 복합적인 요인이 신자의 실제 생활속에서 갈등을 일으킨다. 그 중에서도 지역사회 또는 국가사회의 현실문제에 대해 교회가 어떤판단을 내리고 어떻게 구제해 나가느냐 하는 것은 신자들의 신앙심을 북돋우거나 저하시키는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그리고 성소는 결국 신자층의 신앙적 열성위에서만 육성될 수 있는것이다. 제2차「바티깐」공의회가「사제 양성에 관한 교령」을 발표할 때『지역과 시대의 특수사정에 적응시켜 사제양성 계획을 세우라』는 지시를 제1장에서 강조한 것도 바로 사회적 현실문제에 대해 교회가 최대의 관심을 갖기를 권고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 다음에 성소의 반으로서 교령이 제시한 것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신자들의 가정을 준비 신학교로 생각할 것, 본당은 풍요한 생활에 젊은이들을 참여시킬것, 성소운동 기관을 구성할것, 가톨릭운동 단체의 지도자들이 성소운동을 적극도와 청소년들을 계발함으로써 그들로 하여금 하느님의 부르심을 깨닫고 기꺼이 따르게한 것 등이다.
실로 성소의 씨앗을 싹틔우기 위해 설립한 소신학교와 교회 공동체의 스승이며 그 자신이 사제였던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 모든 영혼들의 목자를 양성하는 대신학교는 우리 모두가 극진한 관심과 소망을 가지고 도와야할 대상이다
그러나 성소육성 및 신학교의 발전은 위에서 열거한 현대 기독교 사회의 여러가지 현상들에 골고루 관련되어 있다. 그러므로 오늘날 우리가 바라는 성소육성은 시설이라든가 재정의 확충만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오히려 이 물질적 여건 개선에 앞서서 첫째로 교회 자체가 신자 사회와 일반사회로부터 보다 더 진리에 의한 권위를 인정받으며 사회 속의 창조와 활성을 투입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로 신학교 교과과정에서「민족적 지역적 차이 및 특수사정」에 적응하여 다음과 같은 점들이 참작될수 있기를 제안해 본다. ①후진지역인 제3세계권 사목의 특수 사명 ②민족의 주체적 문화전통을 인식함에 따른 신앙의 토착화 ③현실의 부조리에 대응한 기독교적 사회구제 원리의 강조 등이 그것이다.
하느님은 한국이라는 그의 한 포도발에서 일할 수많은 일꾼들을 시급히 필요로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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