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일 전 일이다. 카나다「토론토」시에 있는 동생가족에게 1주일에 한 번 정도는 편지를 하는 습성이라 오늘도 신마산 우체국에 들렸다. 그런데 이런 일이 있었다. 평소에 내 손으로 붙이는 성격인데 어쩐지 우표 판매원이 나의 우편물에 우표를 친절히 붙여준다.
내가 놀란 것은 바르게 붙여진 우표가 한 장도 없었다. 거꾸로 된 것 옆으로 비스듬이 된 우표 등 가기각색으로 붙인것이다. 놀란 나머지 똑바로 붙이자는 나의 말에 한번 붙인 것은 다시는 붙이지 못하니 상관 말라면서 붙여주는 것도 고맙다고 하지 않으냐는 말이다. 그리고 그렇게 붙여도 잘들어간다고 하는것이니 안심하라는 투였다. 친절히 해주는 사람에게 그 이상 억제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집에와서 생각할수록 부끄럽기 짝이없었다.
그 우표에 그림과 글자체가 바르지 못하여 지나친 친절이 괴로웠었다. 내가 붙이지 못한 것은 나의 망신 내 나라 망신이 아닐까 라고. 내 동생에게 붙이는 것이지만 몇 사람을 거쳐 가는 우편물이라 그것을 그들이 볼 때는 어떻게 보겠는가. 나라 망신이 아닐 수 없었다. 나는 그 뒤 우표를 붙일 때는 내 정성 조그마한 애국을 생각하면서 …태극기가 담뿍이 든 우표 그 외 우리나라를 선양하는 우표를 볼 때마다 경건한 마음을 가지며 똑바로 붙이도록 노력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조그만 일일수록 정성이 담뿍 담겨야 겠다고 내 자신 다시 한번 더 생각했다. 편지 봉투를 보내는 이의 겉이며 그 내용은 마음의 일인대 우표 붙이는 일은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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