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면 이리 할까 저리할까 망설이는 일이 허다하다. 대개는 욕심과 양심이 맞서는 사심에 끼어서 겪는 진통이지만 양심을 따르면 손실이 있고 욕심에 얽매이면 두고두고 가슴이 쓰리고 아프게 되는 것. 누구나 겪는 일이겠지만 갈림길에서 겪는 시련은 허다하다.
이렇게 되면 어떻게든지 결정은 해야 하는 것. 당장은 손해를 보더라도 두고두고 가슴이 쓰라림을 겪느냐 당장은 불리하지만 긴 안목으로 따져서 무던히 참고 지내면 구름은 걷히고 가슴은 맑아져 후회없는 나날을 누리게 되지만 그것을 못 참고 눈앞에 보이는 이익에 끌리는 일이 허다하다.
양심이고 체면이고 아예 외면을 하고 욕심만 따르는 사람의 일생 마치 수채 구녘에서 보물을 찾다가 지쳐서 쓰러지는 부끄러운 꼴이 되게 마련이지만 오늘에 사는 뜨내기 인생은 허다하다.
연민한 교우들 중에는-
「죽어서 천당(天堂)에 못 간다」?는 말을 하는 분이 많다지만 천당에 갈 목적으로 교우가 된 분과 죽어서 어떻게 된다는 것은 접어 놓고 사는 날까지 옳고, 바른 일만을 몸소 행하는 분과 두 가지가 있지만 죽어서 천당에 못 갈까 해서 착한 일을 하는 분은 어쩐지 좀 미흡한 생각이 든다.
착하고 옳은 일만 행하는 분은 타고난 성격과 평화한 가정에서 이어받고 교양이 크게 도움을 주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렇기에 말 안 듣고 심술만 피우는 어린이들에게 어머님은?
『너 그렇게 하면 죽어서 천당에 못 간다』경고를 하는 것은 요사이 어린이에게는 어긋나는 교훈인 성싶다. 어질고 착한 일을 행하다 죽으면 천당에 간다는 뜻은 짐작이 가지만 그렇다고 사사건건, 그렇게 따지게 되면 요사이 어린이들에게는 잘 통하기 어려운 성싶다.
이제부터 어린이를 가리키는 어른들은 말끝마다 천당이니 지옥이니 뇌까리지 말고 교리를 풀어서 일깨워주고 착하고 어진 마음씨를 개발하기에 힘쓰는 것이 좋을 성싶다.
과학 문명이 발달된 오늘 천당(天堂)이라는 존재는 얼른 납득이 가기 힘들 성싶은 생각이다.
오늘에 있어서 종교의 존재는 어느 때보다도 요긴하게 여겨지거니 여기서 다시 한 번 앞을 내다보고 오늘을 사는 젊은이들에게 교리를 가르치는 태도는 약간이나마 고쳐져야 할 것이고 이미 많이 달라진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천주교의 기본 교리는 손톱만치라도 부정하거나 수정을 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범람하고 불손한 태도일 것이니 참으로 어려운 고비인 성싶다.
오늘을 사는 우리가 천주교를 전교한다는 것은 교리는 그냥 그대로이겠지만 풀이를 하거나 해설을 하는 데는 좀 더 폭을 넓히고 세태를 보살펴 듣는 이에게 어려움이 적게끔 머리를 써야 될 것 같다.
억만 년이 지나도 천주님이 가르키신 바 교리는 변할 리 없겠지만 그것을 풀이해서 전하는 분으로서는 어디까지나 오늘을 사는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고 따르기 편한 길을 마련하는 것이 좋을 성싶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