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를 보면 어느날 예수님께선 성전에서 소와 양과 비둘기를 파는 환전 장수의 좌판을 둘러엎으시고 노끈으로 채찍을 만들어 소와 양들을 성전에서 내쫓으시며『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라고 한 말씀이 기록되어 있다.
미사 때나 성당에서 마음의 준비 없이 수십 가지의 공상과 망상 속에서 그 시간을 보낼 때 나는 그들보다 더 철저한 장사꾼임을 의식하게 된다. 그렇다고 갓 영세하던 그때처럼 감정적으로 살아갈 듯한 환희와 달콤한 위안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갈바리아」산상에서 홀로 피땀을 흘리시며 성부께 기도하셨던 그분을 생각하며 나 또한 애써보는 것이다.
어느 주일미사 때였다. 미사 도중 성당에서 큰 소리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그들은 몹시도 나의 신경을 곤두세웠다.
별로 중대한 이야기도 아닌 것 같았는데…그 후 난 세리를 얏보던 바리세파 사람마냥 자주 성당에서 조심성 없이 마구 떠들고, 웃고 또 미사 시간에 지각을 하고 미사가 끝나기도 전에 성체만 모시고 분주히 나가는 신자들을 마음속으로 꾸짖곤 했었다.
하지만 우리 각자가 모두 반성해 보자.
우리는 친한 사람 사랑하는 사람과의 약속은 잘 지킨다. 재미있는 영화를 시청할 때 우린 끝까지 보고야 만다. 그러면 하느님과 나와의 약속, 하느님과 나와의 만남은 얼마나 더 기쁘고 감동스런 만남일까? 주께선 성당에서의 우리 태도를 보시고 크게 외치실 것이다.『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다.』라고.
일주일 동안 우린 분주하고 바쁜 현실에 얽매어 영육이 바쁘게 생활했으니 적어도 주일만은, 아니 미사 시간만이라도 소중히 생각하고 좀 더 충실하고 경건한 태도와 열의로써 시간을 지키고 사랑과 일치의 제사를 드려야겠다. 물론 우리 교회는 옛날에 비해 모든 것이 개방적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우리 마음까지 나태해져 나 개인의 무질서한 행동으로 미사 드리는 신부님이나 옆 신자들에게 분심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
잠시나마 이 육신의 사슬에서 벗어나 그분께 좀 더 차원 높은 기도를 드릴 수 있도록 각자가 합심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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