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가 되자」.
이 말은 마치 시어머니의 잔소리처럼 어디선가 몇 번 오르내린 듯 싶은 이야기지만 우리 다같이 거론해 보자.
실제야 어떤 줄 모르지만 개신교인들은 서로 친절하고 모두 하나 같다고 흔히 말한다. 어쩜 그것은 그들이 엉키고 있는 단 하나밖에 없는 생명 같은 것인지도 모르지만 본받을 것은 본받아야 할 줄 안다.
그리스도를 믿는 우리는 어떤 특정한 테두리를 두지 않고 땅 위의 모든 세인을 한 형제라 믿는다. 그런데 하물며 같은 본당의 교우야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공동체란 글자 그대로 생활과 운명을 같이 하는 조직체, 즉 한 몸이니 기쁠 때 같이 웃고 슬플 때 같이 울어야 한다.
한 성당 안에서 열 번 스무 번 아니, 5년 10년이 가도록 서로 얼굴도 사는 곳도 모르고 어떻게 한 형제라 할 수 있겠는가? 물론 열심하지 못한 탓이겠지만 생활의 다변화로 전국이 1일 생활권화 하자 월초는 서울에서 월말은 부산이나 목포에서 주일을 맞게 된 후 비로소 소속 본당을 찾았을 때는 매번 저 사람도 교우인가 할 정도로 낯이 설어짐을 느꼈을 것이고 또 아는 얼굴이라 해도 미사시간이 엇갈려 1달이 가도록 서로 만나지 못하는 사례도 드물지 않을 것 같다.
특히 남녀노소의 유별은 더하여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같이 미사를 봉헌하고서도 상호 동참 여부조차도 모르고 지금껏 지내왔다. 이것은 미사 참여와 한 달에 얼마라는 교무금만으로 신자의 본분을 다하는 줄 알고 가만히 앉아서 친절히 대해주기만을 바라고 알아(?)주기만을 바라는 타부적 사고 때문이 아닐까?
이 같은 사고는 교우 자신들이 큰 책임을 느껴야 함은 더 이상 말할 나위가 없지만 교회도 조금은 생각할 여지가 없지 않다.
새삼스런 말이지만 우리 이제부터라도 서로 손을 잡고 어디 사는 누구냐고 요즘 어떻게 지내느냐고 인사 나누며 서로 하나 되어 웃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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