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버스를 타고 여행을 했다. 몇 정거장이나 갔을까.
그때 장님 한 분이 버스에 올랐다. 그러자 수많은 승객들은 모두 눈길을 장님에게로 모았지만 누구하나 불쌍한 그 장님에게 자리를 양보해주는 승객은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안고앉아 젖을 먹이던 아기를 등에 업고 장님을 앉으라고 할 때 옆에 앉았던 예쁘장한 숙녀 한 분이 내 치마자락을 잡아당기면서『그냥 앉아계세요?』하는것이 아닌가.
나는 숙녀의 말을 듣는순간 가벼운 충동을 느껴 숙녀의 손을 뿌리치고 장님의 손을 잡아 내 자리에 앉혔다. 장님이 고맙다는 인사를 하면서 의자에 앉자 그 예쁘장한 숙녀는 내게 눈을 하얗게 흘기면서 차창에 바짝 기대 앉는 것이다.
그 숙녀는 장님과 한 의자에 앉아가기가 싫어 애당초부터 내 옷자락을 붙잡았으며 내가 말을 듣지않고 그 장님을 앉히자 내가 미워서 눈을 흘긴것이 틀림없었다.
아마 그 숙녀의 심정으로는 그 장님이 20대의 젊은 사장님이라도 되었더라면 나에게 푸짐한 상금이라도 주고싶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내가 장님을 앉혔으니 그 얼마나 미웠을까.
이렇게 우리 현실의 사회는 너무나 가혹하고 냉정하기만하다.
그 누군가가 말했듯이『인간은 평등하다』란 말을 다시한번 인식해야할 때라고 본다.
불쌍한 장님 광명의 고마움을 모르고 암흑천지에서 살아가는 장님에게 냉정하게 대해서야 그들은 누굴믿고 의지하며 살아갈 것인가.
전능하신 천주 성부여 그들에게 하루속히 광명을 맛보게 해주시옵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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