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도된바 있는(본보10월12일자(字))「문화 산실로 발돋움하는 명동성당」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주고 있는 것 같다. 명동성당에 속해있는 사람들조차『언제 우리가 이렇게 많은 문화 활동을 펴왔는가』하는데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수년간 명동성당이 기획하고 추진해온 문화증진 운동은 여러 방면에 걸쳐 참으로 감탄할 정도로 다양하다.
우선「뮤뗄 주교의 일기」「명동교세통계표」「명동성당 건축사」등 역사분야의 정리 작업은 한국교회사를 새롭게 정립하기위한 기초 작업이란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하겠다.
또한 건립당시의 모습 그대로를 되찾기 위한 복원작업과 이에 따른 성당실축도면제작은 만일의 사태가 발생, 성당건물이 손상된다하더라도 원형 그대로 복원, 보존할 수 있기 때문에 중요성은 재론할 필요가 없을 정도라는 설명이다. 국내 최고성능의 파이프올 갠 설치와 각종 연주회ㆍ올갠연주자 교육 등은 문화적 향취를 가장 구체적으로 접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이미 정착돼 명동을 찾는 사람들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명동대성당은 서울대교구 주교좌성당이기에 앞서 한국교회의 상징이자 심장으로 비유 되고 있다.
1882년 본당이 설정됐지만 이미 1784년 바로 그 자리에서 신앙공동체가 모였으니 그 역사는 2백 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곧 한국천주교회의 역사가 되는 셈이다. 2백여년 전 신앙의 싹이 움튼 바로 그 신앙의 터전에서 펼쳐지는 문화중진을 향한 노력은 그래서 더욱 값지고 의미가 깊다.
예나 지금이나 명동성당은 신자들에겐 신앙의 고향이 되고 일반인들에겐 선망의 장소다. 그곳에서 시도되는 일련의 문화운동은 장소가 장소이니만치 수많은 이들의 눈길을 모으게 된다. 때문에 문화공간으로서의 명동성당의 위치는 그만큼 중요할 수밖에 없다.
흑자는 명동성당이 전개하는 일련의 문화 활동을 우려하기도 하는 모양이다. 경건하고 신성시되어야하는 성당의 이미지를 손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 우려의 핵심이다. 그것은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소극적인 생각인 동시에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교회 상에 대한 부족한 이해에 기인한다고 감히 지적하고 싶다.
물론 모든 성당이 문화예술의 공간으로 활용될 수는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그러나 단지 만나기도하고 헤어지면 그뿐인 장소로서 만의 교회는 참으로 아쉽고 아까운 장소가 아닐 수 없다. 치솟을 대로 올라간 땅값과 역시 하루가 다르게 껑충 뛰는 자재 값, 인건비 등 성당건립에는 막대한 재정이 소모되고 있음은 너무나 자명한 현실이다.
이렇게 확보한 공간을 보다 많은 이들의 만남과 사귐의 장소로 쓸 수 있다면 교회는 사회 속의 모든 이웃과 함께 호흡하는 셈이 되는 것이다.
문화공간으로서 뿐만 아니라 복지시설로서, 청소년 센터로서 또는 노인들을 위한 편의시설로서 교회는 보다 적극적으로 개방되어져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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