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교회가 농촌교회를 도와서 하느님의 말씀이 산간벽촌에까지 심어져 이 땅에 복음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것은 누구나 절감하고 있는 사실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은 부의 도시 편중과 더불어 농촌과 도시의 빈부의 격차가 극심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있는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통계상으로 보아 도시에는 새로운 입교자가 늘어가지만 농촌은 침체일로에 있을뿐만 아니라 교회와 멀어져가는 형제들이 속출하고 있다. 그 원인은 여러가지로 분석할 수 있겠으나 우선 경제적 빈곤을 지적하지 않을수 없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신자들이 모일 수 있는 공소가 없거나 건물은 있어도 지도할 사람이 없고 그 건물안에 갖추어져야 할 것들이 없다면 이러한 상황하에서 복음의 씨가 자라지 못함은 물론 오늘날까지도 전교의 불모지로 밖에 남을수 없음은 오히려 당연한 귀결이라 하겠다.
그러나 지난주 본보를 통해 전해진 수원교구내 어연리공소 축성은 우리들의 무딘 마음에 자극을 주고 뜻있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소식이라하겠다. 농촌교회를 돕는 사업이 초본당 초교구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이 사실은 우리가 그리스도안에 한몸이라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준 좋은 본보기라 하겠다.
또한 이 사실은 지금까지 우리 본당 우리 교구에만 집착하려는 좋지못한 습성에 젖어있는 사람들에게 반성과 더불어 우리의 할일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될것으로 생각한다. 어려움속에 놓여있는 농촌공소 신자들을 위해 크리스찬 형제애를 몸소 보여준 인사들에게 감사의 정을 표현하면서 이 기회에 도시본당의 농촌교회 지원에 따른 몇가지 문제들을 지적해 보고자 한다. 우선 공소건립을 몇사람의 열성이나 일시적 필요성에 움직여 무계획적으로 서두를 것이 아니라 항구적인 사업으로 계속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도시본당의 전체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우리나라에는 개신교 교회는 없는 마을이 없을정도로 많지만 성당은 면 단위에도 없는 곳이 아직 수두룩하다. 이는 마치 복음이라는 씨는 있어도 경작할 땅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도시본당은 성당의 부속건물을 기천만원씩 들여서 짓기도 하지만 농촌본당에서는 화장실 하나를 지을려고 해도 주저하는 실정이어서 농촌본당에 소속한 공소를 농촌본당 자체의 힘으로 짓는다는 것은 엄두도 낼 수 없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경제력이 있는 도시본당에서 사목에 필요한 건물을 짓지말고 농촌교회를 도와야 한다는 것이 아니고 전체가 초본당, 초교구적으로 힘을 합친다면 별로 큰 어려움 없이 우리의 공소를 필요한 시기와 장소에 건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농촌교구의 신자들은 대부분 경제적인 능력이 빈약하여 남의 도움없이 자체의 힘만으로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없는 실정이기 때문에 도시본당은 농촌교회를 도와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농촌을 도와 공소를 하나 지어준다고 우리의 할일을 다한 것은 아니다. 마치 땅에 씨를 뿌린다고 무조건 가을에 많은 수확을 얻는 것이 아니라 피땀나는 노력과 물을 주고 비료를 주어야 하는 것과 같이 공소운영에도 계속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가끔 지상을 통해『우리 공소에 종을 보내주십시요』또한『성서를 보내주십시요』하며 도움을 호소하는 소리를 듣게 되는데 공소건물이 유지되고 신앙이 보존되기 위해서는 인적 경제적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이미 외국원조로 세운 공소가 신자가 없어 문을 닫고 건물의 유지비가 없어 고심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한 공소건물의 효과적인 운영도 문제가 된다. 어느교회든지 그 지역의 사람들과 생활속에 밀접한 관계가 있어야 하겠지만 공소건물 역시 거룩한 집으로만 사용되지 말고 생활의 도움이 되는 농번기 탁아소나 영농기술센타 등으로 개방됨으로써 교회를 통한 마을공동체의 협동을 이룩할수 있다. 그리스도가 우리안에 살아있는 증거도 될수 있다고 본다.
끝으로 이 기회를 통해 주교회의에 건의하고 바라는 것은 농촌본당을 돕는 공식기구를 설치, 농촌사목에 필요한 모든 협력을 아끼지 않는 참다운 그리스도 공동체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예를 들어 1백만의 신자가 1인당 1년에 10원씩 농촌본당 지원에 헌금한다면 1천만원의 기금이 확보되며 2백만원 정도의 공소건물을 5개 지을수 있고 활동 여하에 따라서는 농촌본당의 어려움을 대부분 해결할수 있다고 본다. 오늘날『할 일은 많은데 할 힘이 없다』는 농촌 신자들의 부르짖음에 귀기울일 것을 다시 한번 호소하면서 농촌본당 지원에 앞장서 줄것을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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