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진 출근시간과 불규칙한 퇴근으로 인하여 가끔 멀리서 찾아오는 친구와의 약속이 어긋나 허둥대던 일들도 이젠 거의 없다시피 되어버렸으니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친구를 잃어감은 이토록 가슴 가득 허전하고 씁쓰레한 건지. 우린(나와 나의 친구) 그 신나게 잘먹어대던 크림이나 먹고 그렇게 살면 된다 시간만 흘러보내면 되는게다 싶었더니 그 생각은 그때 한순간적임을 우린 이제야 알았으니 똑똑하다고나 해둘까 보다.
나의 뒷자리에 앉아서 무슨 수업시간에 물귀신의 정의를 논하다가 그 친구와 나는 영광스러운 분필세례를 받았고 그 희야라는 친구는 생전 듣도 보도 못한 읍으로 자기의 삶을 찾아 하이얀 드레스를 입던 날 이제껏 보아온 친구의 모습과는 달리 다른 이로서 멋지게 우아하게 둔갑해버린데에 우린(나와 식장엘 참석한 친구) 휘둥그레진 눈으로 부러워하던 일도 어느덧 2년전의 일이 되어버렸으니 새삼 시간이 너무 빨리 우리 곁을 지나쳐 버리고 있음을 다시금 느껴본다. 그 희야라는 친구도 의리라고는 하나도 없는 친구임에 분명하다. 결혼 같은거 시시하고 매력없으니 우린 절대 결혼같은건 생각지도 말자고 그렇게 천번 만번을 외던 사람이 순식간에 마음이 싹 변해 떠나가 버리는데는 어쩔 수 없지만 너무나 달라져버린 환경으로 인하여 너무나 바빠져 버린 하루의 일과라지만 간단한 글귀로써 다정한 옛친구에게 소식을 전한다는 그 기쁨을 나의 친구들은 깡그리 잊고서 지내나보다. 난 결코 꿈먹고 살던 전날을 지워버리지 않고 언제고 어딜가나 정답고 절친한 나의친구랑 계절따라 한번쯤은 글귀로써 우정을 쌓아가리라고 오늘도 몇번이고 생각해 본다.
▲이 란은 주부여러분을 위한 란입니다. 자녀교육이나 가정생활에 관해 유익한 내용이면 어떤 소재라도 좋습니다. 주부 여러분들의 많은 투고를 바랍니다.
매수는 2백자 원고지 5매. 채택된 분에게는 소정의 원고료를 지불합니다.
<편집자 주>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